깨달음 도와주는 37가지 요소

5근5력으로 팔정도수행 관찰
믿음, 노력, 정념, 삼매, 지혜
지나치지 않게 균형 유지해야

 

등현스님

한국불교의 깨달음에 해당하는 가장 근접한 단어를 초기불교에서 찾아보면 견도(見道)나 무학위(無學位) 보다는 언어적으로 ‘보디 빡키야’로 깨달음(bodhi)+요소(pakkhiyā, 分)으로 표현된다. ‘깨달음의 요소’이고, 37조도품(助道品, bodhi pakkhiyā-dhammā)이 바로 ‘깨달음을 도와주는 37가지의 요소’이다. 즉 4념처(念處), 4정근(正勤), 4여의족(如意足), 5근(根), 5력(力), 7각지(覺支), 8정도(正道)등의 7가지 종류인데, 또한 37보리도법(菩提道法)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수행 방법을 통해서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37조도품은 모두 팔정도 안에 배대할 수 있다. 4정근은 정정진의 다른 이름이고, 4념처는 정념을 수행하는 구체적 방법론이다. 7각지는 4념처를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는 7가지 단계, 4여의족은 정정(正定)을 성취하는 방법론이다. 이와 같이 본다면 5근과 5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팔정도에 안에 섭렵될 수 있다. 5근과 5력은 8정도의 수행을 바르게 잘 하는지, 모자라거나 지나침이 있는지를 관찰하는 시스템이다.

이를테면 5근은 믿음, 노력, 정념, 삼매, 지혜의 다섯 가지이다. 믿음이 지나치면 지혜가 부족하여 맹신에 떨어지기 쉽고, 지혜가 지나치면 믿음이 부족하기 쉽다. 또한 노력이 지나치면 들뜸이, 삼매가 지나치면 게으르기 쉽다. 그러므로 정념의 기능 중 하나는 이들을 알아차려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5력(力)은 5근(根)의 반대되는 것을 다스리는 능력이다. 믿음으로 불신을 다스리고, 노력으로 게으름을, 정념으로 부주의함을, 삼매로 들뜸을, 지혜로 어리석음을 다스린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힘이라 한 것이다. 또한 5근은 중생의 근기이다. 신심형(型)과 지혜형의 사람, 노력형과 무심형의 사람 그리고 좀처럼 삶에 감정이입이 안 되고 말똥말똥 알아차림형 이렇게 다섯 가지의 근기가 있고, 이 근기들을 다 아는 것은 오직 부처님만이 가진 능력이다.

5근 중 첫째가 바로 삼보에 대한 신심 또는 신뢰다. 왜냐하면 불교 수행의 시작은 불법승 삼보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처님과 가르침 그리고 이 가르침을 수행하는 교단, 이 삼보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승려나 불자로서의 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 또한 삼보에 대한 의심은 수다원을 성취함에 있어서도 결정적인 장애이다. 그러므로 삼보에 대한 신심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고 수행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처님은 어떤 분이신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성문 제자들은 갖추지 못한, 붓다만이 지닌 여섯 가지 지혜(六不共智)가 있다. 그들은 ①중생들의 다섯 가지 근기(五根 : 信, 精進, 念, 定, 慧)를 아는 신통지, ②중생들의 잠재적 번뇌를 아는 신통지 ③동시에 물과 불을 일으키는 신통지(雙神變智) ④3계의 온 중생에게 일으키는 대 연민심의 신통지 ⑤일체를 아는 신통지 ⑥걸림 없는 신통지(無障礙智) 등이다.(무애해도 p353) 

또한 부처님에게는 10가지 덕이 있다. 첫째는 아라한이라 불린다. 번뇌들을 멀리 여의어 버렸기 때문에, 탐욕 등으로 불리는 모든 적들을 지혜의 칼로 모두 없애버렸기 때문에(殺賊), 윤회의 바퀴를 부수었기 때문에 아라한이다. 필수품과 존중을 수용할만하기 때문에 아라한이고, 악업에 대해 비밀이 없기 때문에 또한 아라한이라 부른다. 둘째는 고통과 고통의 발생처, 소멸과 소멸의 방법을 완전히 깨달으신 분(正等覺者)이고, 셋째는 세 가지 지혜(三明)와 15가지 실천을 갖추신 분(明行足)이다.

넷째는 열반에 잘 도달하신 분(善逝), 다섯째는 유위의 형성, 중생계, 세계 3가지 세간을 아시는 분(世間解)이며 ⑥계-정-혜-해탈-해탈지견의 덕이 위없는 스승이고 ⑦인간, 천인, 축생들을 해탈의 길에 잘 길들이시며(調御丈夫) ⑧모든 위대한 (심지어는 세상을 창조했다고 믿는 범천인) 천신들과 인간의 스승이며(天人師) ⑨알아야 할 모든 것을 깨달으신 분 ⑩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분(世尊)이다.(청정도론)

[불교신문3503호/2019년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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