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해야 영험 있는 부처님 성상 조성 가능”
“마음이 편해야 영험 있는 부처님 성상 조성 가능”
  • 박인탁 기자
  • 승인 2019.06.21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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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佛母 길 걷는 이진형 여진불교미술관장
두 아들과 함께 ‘마음이 곧 부처(心卽佛)’ 展

국내 유일 ‘불상조각장’으로
지정 받은 여진 이진형 관장
20년 전부터는 두 아들에게
문화재 전승 위해 헌신 지도
이제는 같은 길 걷는 ‘도반’
삼부자가 조성한 작품 26점
대전 이어 서울 부산 순회전
지난 18일 여진불교미술관에서 이진형 관장 삼부자가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작품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왼쪽부터 큰 아들인 이재윤 씨, 이진형 관장, 이재석 씨.
지난 6월18일 여진불교미술관에서 이진형 관장 삼부자가 이번 전시회에 선보일 작품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왼쪽부터 큰 아들인 이재윤 씨, 이진형 관장, 이재석 씨.

 

가장 빛을 발하는 부처님의 성상(聖像)을 조성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게 벌써 5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특히 두 아들이 저의 뒤를 이어 불상조각가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딘 지도 20년이나 됐습니다. 아버지와 선배, 스승의 마음으로 지내온 지난 세월의 결실을 사부대중에게 선보이는 이번 삼부자전에 편한 마음으로 감상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6월20일부터 오는 725일까지 대전전통나래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대전문화재단 주최 무형문화재교류전 심즉불(心卽佛), 마음이 곧 부처전시회를 여는 이진형(66, 법명 여진) 여진불교미술관장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불모(佛母) 이진형 관장과 두 아들 이재윤·재석 형제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삼부자전(三父子展)’으로 마련됐다. 목수와 미싱자수로 일했던 부모로부터 재능을 건네받은 이진형 관장은 15세 때부터 생활공예분야에 입문하며 목조각을 시작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일거리가 없어지자 23세 때 불상조각가로 변모했다. 부산 내원정사에서 5년간 머물며 전각 내 불상과 목탱화를 조성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사찰 건립 불사가 활발하게 이뤄짐으로써 이 관장은 100명이 넘는 직원을 둔 사업가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불상조각가와 불사사업가로서의 경계가 모호해지자 1995년 어느날 스승인 쌍계총림 방장 고산스님이 이 관장을 경책했다. “부처님의 성상을 조성하는 일은 사업이 아니야라는 경책에 자신도 모르게 돈을 좇았던 지난날을 참회하면서 공평아트홀에서 첫 전시회를 연 뒤 사업체를 정리했다.

22년간의 부산생활을 접고 대전으로 거처를 옮긴 이 관장은 기초가 부족함을 깨닫고 2년동안 학원에 다녔다. 불상조성의 기본단계인 그림그리기와 흙작업을 배웠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불자들이 환희심을 느낄 수 있는 부처님의 성상을 구현해 냈다. 50년 동안 4000점이 넘는 불상을 조성했다.

특히 이 관장이 조성한 부처님 성상은 미소를 머금고 있어 보는 이들 또한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한다. 또한 문화재 보수 불사를 맡아 진행하면서 몇 백년전 불상을 조성했던 선배 장인의 영감까지 느끼고 무언의 대화까지 나눌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됐다.

이같은 노력 끝에 이진형 관장은 1999대전시 무형문화재 제6호 불상조각장로 지정됐다. 국내에서 목조각장’ ‘석조각장으로 지정된 이는 있지만 불상조각장으로 지정된 것은 이 관장이 첫 케이스다. 대전시 탑립동에 불교 전문 미술관인 여진불교미술관을 사비로 마련한 뒤 조계종에 희사해 세간을 놀라게도 했다. 두 아들 이재윤(44, 여진보존과학 대표), 재석(41, 여진불교조각연구소 대표) 형제도 20년 전 불상조각가의 길에 입문했다.

선배이자 스승인 아버지로부터 노하우를 전승한 두 형제는 아버지와 함께 불상을 조성하면서 동국대와 한남대 등지에서 강의를 각각 맡고 있을 만큼 이론과 실무를 체계적으로 체득했다. 특히 재윤 씨는 아버지에 이어 27년만에 불교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재윤 씨는 불화는 배울 곳이 여러 게 있지만 불교조각을 가르치는 곳이 전무하며 저희 형제가 제일 나이가 어린 세대라며 아버지에게 배운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이 시대에 맞는, 특히 저만의 색깔을 가진 불상을 조성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서원했다.

이번 전시에는 2~3년 동안 작업했던 불상과 원불, 금강저, 촛대, 후령통(候鈴筒), 소통(疎筒) 26점이 선보이며 이 가운데 삼부자가 함께 조성한 작품 3점도 전시된다. 특히 이번 대전 전시를 시작으로 순회전을 연다. 오는 101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서울 전시를, 오는 11월 중순께는 부산 전시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진형 관장은 제 마음이 편안하게 정리되지 않으면 부처님의 성상을 제대로 조성할 수가 없는 만큼 이번 전시회 주제를 심즉불(心卽佛), 즉 마음이 곧 부처라고 정했다면서 두 아들이 불상조각가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이제는 누구보다 행복하게 작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제가 두 아들을 도우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그 날까지 불상을 조성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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