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상학 입문서

지운스님 선업스님 공저
연꽃호수
 

지운스님 선업스님 공저연꽃호수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 흔히 “차나 한잔하자”고 한다. 차가 뇌를 각성시키고 마음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그만큼 차(茶)는 명상을 하는 데에도 유용한 도구다. 그러나 기존의 명상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차명상으로 불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안목을 일깨우고 있는 두 스님이 차명상과 관련한 책을 펴냈다. 사단법인 한국차명상협회 이사장 지운스님과 조계종 불교상담개발원장 선업스님이 공저한 <차명상학 입문서>. 차명상의 기법을 개발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교과서라 할 만하다.

수행지도자 두 스님이
차명상의 모든 것 담아
“자기계발·고통치유 위해 
앞으로도 매진할 것“

지난 14일 서울 충무로역 인근에 있는 서울 자비선 명상센터에서 두 스님을 만났다. 경북 성주에 있는 명상포교도량 자비선사 주지인 지운스님이 운영하는 곳이다. “명상이 사회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차명상도 다른 명상법 못지않게 훌륭한 의미와 효과를 갖는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책을 냈다”는 설명이다. 스님들이 내세우는 차명상의 차별성은 일상성과 편의성에 있다. △차를 마시는 자체만으로도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도움이 되고 △일하거나 공부하는 도중에도 짬짬이 간편하게 명상할 수 있고 △차를 맛보고, 차의 향을 맡고, 차의 색을 감상하고, 찻잔에 차를 따르는 소리를 듣고, 찻잔의 감촉을 느끼는 등 오감(五感) 전체를 활용할 수 있고 △동(動)과 정(靜)이 함께 이뤄지므로 명상의 지루함을 덜 수 있다. 스님들은 “생활 속에서 차명상이 익숙해지면 모든 생활도구가 명상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명상이 자유롭게 가능해지면 자신의 감정을 항상 알아차릴 수 있게 되고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차명상학 입문서>를 공동으로 펴낸 (사)한국차명상협회 이사장 지운스님(왼쪽)과 상임이사 선업스님. 인터뷰에서 차명상의 대중화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책에는 차와 차명상에 관한 모든 것이 실려 있다. 차명상의 역사와 종류 등 학술적인 부문부터 다실을 꾸미는 법과 차를 바르게 맛보는 법 등 실용적 측면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불교의 수행원리인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에서 차용한 ‘단속하기’ ‘집중하기’ ‘통찰하기’로 차명상의 정통성을 마련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차명상의 구체적인 방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게 강점이다.   

저자들이 오랫동안 수행을 지도해온 스님들이란 점도 신뢰성을 높인다. 지운스님은 조계총림 송광사 및 제9교구본사 동화사 강원 강주를 역임했다. 경북 성주 자비선사 주지이며 보리마을 자비선 명상원 선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불교상담개발원장인 선업스님은 현재 ‘뫔’행복치유센터 원장이자 차담명상원 원장으로서 차명상을 보급하고 있다. 차명상협회 상임이사로서 이사장인 지운스님을 돕고 있다. 명상전문가인 두 스님의 인연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8년 선업스님이 서울 봉은사 교육국장으로 일하던 시절, 지운스님이 차명상을 주제로 봉은사에서 특강을 했었다. ‘자신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선배’라고 느낀 선업스님은 그때부터 지운스님과 함께 차명상을 연구했다. 현재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차명상을 강의를 같이 하고 있다. 또한 “차명상에 관한 강좌는 많은데 막상 교재는 없다”는 아쉬움이 공동 집필을 이끌었다.               

두 스님에게 차명상이라고 하는 화두는 동일하지만 방법론은 다르다. 지운스님은 ‘코칭(coaching)'을 강조한다. 스승의 적극적인 지도와 개입을 중시하는 것이다. ‘내 안에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음’을 인식시키고 자기 내면에서 해답을 꺼낼 수 있도록 하는 스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반면 선업스님은 ‘상담’에 방점을 찍었다. 인간을 ‘몸+맘(마음)+말’의 합성어인 ’뫔‘으로 인식하고 친절하고 세심한 ‘차담’으로 ‘뫔’을 위로하고 교정해가는 일이다. 지운스님의 차명상은 ‘자기계발’, 선업스님의 차명상은 ‘고통의 치유’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다. 물론 “진정한 본성의 자각을 통한 괴로움의 소멸”이란 목표는 똑같다. “차명상을 엄연한 학문으로 인정받게 하고 전공자들의 사회적 진출을 돕겠다”는 원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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