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열린 홍법사 개산 15주년 기념 음악회 ‘홍법 칸타타’.

봄! 언제 들어도 새로움이 기대되는 계절입니다. 겨울잠을 자던 모든 생명들이 깨어나는 봄입니다. 그 단어만으로도 향기가 있고 따스함으로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음악 전공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늘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습니다. 

‘음악으로 부처님 말씀을 전하며 살고 싶습니다. 찬불가를 부르며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부처님 말씀을 전하며 살겠습니다.’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며 세운 서원과 발심은 홍법사 일요 어린이 법회에서 플롯을 지도하면서 점점 더 구체화 되어 나갔습니다.

지난 2003년, 홍법사 불사가 시작될 때는 여법한 법당도 갖추지 못했음에도 심산스님의 큰 원력 덕분에 작은 공간 속에서도 어린이 법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법회 할 공간을 찾아야만 했고 초하루를 비롯한 행사가 있을 때에는 마당 여기저기로 흩어져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 어린이들을 데리고 돗자리를 펴고 마당 구석에서 플롯을 지도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전혀 불만스럽지 않았습니다. 더 좋은 시설을 원하지도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활발한 어린이 법회가 만들어 지기만을 희망했습니다. 아이들이 웃으면 저 또한 행복의 미소가 절로 피어났습니다. 연마된 실력으로 학생들의 자존감이 생겨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쁨이었습니다. 

플롯을 연주하며 찬불가를 예쁜 목소리로 음성 공양 올릴 수 있도록 어린이 합창단도 창단하였습니다. 맑고 힘 있는 어린이들의 목소리, 어린이 합창단의 발랄함과 귀여운 율동은 그 자체만으로 큰 공양입니다. 그러다 무엇인가 또 다른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자연히 일요 어린이 법회를 함께하는 자모님들께로 마음이 향했습니다. 어린이와 더불어 자모합창단도 창단 되었습니다. 첫 수업에 찬불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던 자모님들. 

어린이만큼이나 순수하고 여고생 같은 풋풋한 목소리들이었습니다. 음정이나 박자가 틀릴까 살짝 긴장하면서도 2성부의 하모니를 만들어 갈 때는 서로들 대견해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런 매순간마다 부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12월9일은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어린이와 자모합창단 뿐만 아니라 여성합창단, 실버합창단, 혼성합창단과 함께 홍법사 개산 15주년 기념 음악회 ‘홍법 칸타타’ 연주가 있었습니다. ‘홍법사 창건의 시작과 역동! 부처님께로의 비원, 홍법(弘法)의 원력’을 담은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조합하여 현대적인 교성곡이 울리던 날입니다. 객석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모두 채워졌습니다. 사부대중들도 홍법의 희망과 화합을 노래하였습니다. 

무한 감격 무한 감사를 가슴으로 눈물을 삼키며 마지막 일정까지 정리하며 돌아오는 길, 또 다른 원력의 씨앗 한 알을 심었습니다. 

원력의 씨앗을 뿌려 가을날 멋진 수확의 꿈을 키우는 봄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봄은 희망입니다.

 [불교신문3471호/2019년3월16일자]

 김경숙 부산 홍법사 청소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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