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법요·완릉록

황벽희운 지음 정운스님 강설
운주사

황벽희운 지음 정운스님 강설운주사

대한불교조계종의 이념적 뿌리는 선종(禪宗)이다. 종단의 명칭에서도 그 근거가 드러난다. 조사선을 확립한 중국 선종의 제6조(祖) 혜능스님이 머물던 조계산에서 이름을 따왔다. 특히  선종 가운데서도 임제선을 주류로 한다. ‘네 안의 무위진인(無位眞人)을 찾으라’며 담대하고 호방한 선을 표방했던 임제의현(臨濟義玄)의 영향력은 동아시아 선불교 역사에서 가히 독보적이다. <전심법요(傳心法要)>와 <완릉록(宛陵錄)>의 주인공 황벽희운(黃檗希運, ?~856)은 임제의현의 스승이다. 제자가 일군 선법의 근원이 어디에서 왔는지 이 책들을 통해 짚어볼 수 있다.

<전심법요>와 <완릉록>은 황벽 선사와 절친했던 정치가 배휴(裵休, 797~870)와 스님 간의 대화 형식으로 구성됐다. 책들의 편찬자가 배휴다. 배휴가 법에 대해 물으면 황벽이 대답해준다. 키가 7척이었던 황벽은 사소한 일에 집착하지 않는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전한다. 그의 언어는 성품을 닮았다. 현학적이거나 번쇄하지 않았으며 쉽고 담백한 말들로 선의 이치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역대 조사들과 마찬가지로 황벽의 사상적 근본은 ‘본래부처’다. “인간은 본래 자유롭고 모든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어 있는 존재”라는 선언이 통쾌하다. 그래서 2권의 책은 선의 개론서로 안성맞춤이며 조계종의 정통 선 사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긴요한 어록이다.

황벽희운의 법문을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정운스님이 번역하고 강설했다. 운문사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스님은 다작의 저술가로 유명하다. 불교 교리와 역사, 경전 강의와 명상 등 불교의 전 분야를 넘나들며 문서포교에 재능과 열정을 다 하고 있다. 스님은 “<전심법요>와 <완릉록>에 의해 조사선의 선풍이 확립되고 체계를 이뤘다”며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