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성취의 지름길
우룡스님 지음 / 효림

인생은 자주 부스럭거리고 가끔은 부서지기도 한다.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어찌하여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할까?’ ‘왜 나에게만 우리 집안에만 이런 불행이 찾아올까?’ 살면서 이런 질문에 맞닥뜨려 보지 않았다면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경주 함월산에서 은둔하며 불서(佛書)를 통해 중생과 만나는 우룡스님이 내놓는 답은 이렇다. ‘지금의 시련이야말로 인생역전을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나를 못 살게 구는 자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며 빚을 갚아라.’

전생의 원수가 현생의 가족으로 만난다는 게 스님의 지론이다. 대표적 기도서인 <자비도량참법>에도 “가족이 원수인 줄 알아야 한다”고 수시로 강조한다. 생판 모르는 타인들이 주는 고통은 기껏해야 내 인생에 한 두 번이다.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수시로 괴롭힐 수 있는 법이다. 또한 전생에 그와 맺은 원결이 크면 이번 생에 피붙이가 가져다주는 불행은 더욱 맵고 지독하다. 청소의 시작은 내 주변부터다. “내 욕심 채우는 쪽으로 살아가면 아무 것도 되는 일이 없습니다. 가족만이 아닙니다.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습니다. 참회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아주 경건하게 ‘잘못했습니다’하는 것이 참회입니다.”       

세상을 살려야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도 참답게 살릴 수 있다. “언제까지 구원을 받는 자리에 있을 것입니까? 평생을 ‘도와주십시오’ 하며 살 것입니까? 모든 어려움은 불보살님께 맡기고, 이 세상 속에서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차원으로 올라서야 합니다. 나 혼자만 행복하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중생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염원을 담은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는 용서받기 위해서인지 모른다.

1947년 고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우룡스님은 숨은 원로다. 전국의 선방과 강원에서 조용히 정진하고 가르쳐왔다. 행적은 그리 알려지는 바가 없으나 법보시(法布施)는 그 자국이 매우 많고 뚜렷하다. <불자의 행복 찾기> <불교란 무엇인가> <정성 성(誠)이 부처입니다> <불자의 살림살이> 등은 불자들의 신심을 은근하지만 오랫동안 북돋워왔다. 200페이지 안팎으로 손바닥만 한 책들이다. 작고 단순한 외형이지만 귀담아 들을 내용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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