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명상, 붓다와 다윈의 합작 프로젝트”
“불교명상, 붓다와 다윈의 합작 프로젝트”
  • 허정철 기자
  • 승인 2019.01.3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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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는 왜 진실인가

로버트 라이트 지음·이제석, 김철호 옮김/ 마음친구

美 저명한 저널리스트
진화심리학 입장에서
미망에서 벗어나는 법
‘마음챙김’으로 구체화

“인간의 고통 원인은
실상을 못 보기 때문”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진화심리학자인 로버트 라이트 전 사이언스 기자가 불교 명상의 가치를 분석한 <불교는 왜 진실인가>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에서 용맹정진 중인 스님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이 왜 지금과 같은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를 생물진화의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미국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진화심리학를 비롯해 역사, 종교, 전쟁, 기술 등의 주제로 대중과 소통하는 저널리스트로 경력을 쌓아온 로버트 라이트 전 사이언스 기자는 자신의 대표 저서 <도덕적 동물>을 통해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뇌가 인간을 잘못 이끌고 심지어 노예 상태에 빠지도록 자연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방식을 탐구한다”고 정의했다. 여기서 ‘인간을 잘못 이끈다’는 것은 인간이 미망, 즉 불교에서 말하는 무명, 무지, 어리석음에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불교 명상수행을 꼽았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선보인 <불교는 왜 진실인가>를 통해 진화심리학의 입장에서 불교의 가치를 조명하며 인간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20개국에 번역돼 출판된 이 책은 고통 완화와 인간 깨달음을 향한 부처님과 다윈의 합작 프로젝트라 할만하다.

저자는 지난 1994년 출간한 <도덕적 동물> 등 베스트셀러를 저술한 미국의 진화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로 미국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영향력 있는 지식인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불교 명상, 특히 마음챙김 명상에서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바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 비추어 조명하고 검토한다. 특히 공과 무아 등 불교의 주장에 담긴 진리성을 형이상학, 윤리학, 인간 행복의 차원에서 살핀다. 그렇다고 이 책은 불교와 진화론의 이론을 치밀하게 논증하는 책은 아니다. 그보다 인간이 지금과 같은 미망에 빠진 근본 원인을 진화심리학으로 근거를 대고 미망에서 실제로 벗어나는 방법으로 불교 명상의 효과를 보이는 데로 기술한다.

실제 저자는 2003년부터 명상을 시작해 지금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명상을 하며 1~2주 이상씩 진행되는 명상 수련회에도 자주 참여한다고 한다. 그의 사례는 서양의 많은 지식인들이 불교 명상에 매혹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가 고통을 겪는 이유는 세계를 명료하게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세상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 이것을 불교에서는 무지, 무명, 어리석음이라고 하며 저자는 이것을 미망이라고 부른다. 그는 “붓다의 가르침의 핵심은 결국엔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감각 쾌락에 강하게 끌리는 인간 내면의 일반적 역동”이라며 “우리가 구하는 쾌락은 빠르게 사라지며 결국엔 더 큰 쾌락을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 붓다가 전하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그는 미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불교와 불교 명상에 찾았다. 더욱 구체화 한다면 바로 마음챙김(mindfulness) 명상으로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는 자기 내면과 외면의 현상을 주의를 기울여 ‘알아차리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마음챙김 명상은 호흡에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마음을 고요하게 안정시켜 지금 일어나는 일을 명료하고 차분하게, 덜 반응적인 방식으로 관찰한다. 이때 ‘지금 일어나는 일’이란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체의 현상을 가리킨다. 통증 등 신체적 감각뿐 아니라 슬픔, 걱정, 짜증, 안도감, 기쁨 같은 느낌이 일어날 때 평소와 다른 관점에서 경험하고자 시도한다. 좋은 느낌에 집착하지 않고, 나쁜 느낌으로부터 도망가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경험하면서 관찰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된 관점은 느낌과의 관계에서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출발점이 된다. 그리고 이런 훈련을 충분히 하면 느낌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과학이 인간이 처한 곤경의 근본 원인을 밝히기 2000년도 더 전에 불교가 이를 파악했다는 사실은 불교가 오늘날에 지닌 적절성을 보여준다”면서 “만약 붓다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인간이 어떻게 해서 미망과 그에 따르는 고통을 당하게 되었는지 설명해준 다윈에게 고마워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다윈이 아직까지 살아 있었다면(그리고 마음챙김 명상 운동에 동참했다면) 인간이 빠진 미망과 고통의 문제에 대처하는 법을 가르쳐준 붓다에게 감사했을 것”이라고 자신만의 특별한 해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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