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 종합 해설

아누룻다 지음·빅쿠 보디 해설·김종수 옮김/ 불광출판사

상좌부불교 최고 수행서
고전 ‘아비담맛타 상가하’
빅쿠 보디 스님이 英 번역
우리말로 옮긴 책 첫 출간

“121개 마음유형 제시
마음을 본격적으로 설명”

상좌부 불교의 필수 교과서로 중요한 수행 안내서로 꼽히는 고전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해설한 빅쿠 보디 스님의 저서를 우리말로 번역한 책이 최근 출간됐다. 사진은 태국 사찰에서 기도 정진 중인 어린 수행자들.

스리랑카를 비롯해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불교를 상좌부 불교라고 부른다. 상좌부 불교는 고대인도 빨리어로 전승된 불교경전을 정통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전 <아비담맛타 상가하>는 상좌부 불교의 필수 교과서로 중요한 수행 안내서로 꼽힌다. 인도 출신으로 알려진 아누룻다 스님이 10~11세기 저술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비담맛타 상가하>는 항상 아비담마 연구의 첫 번째 교과서로 사용된다. 특히 미얀마에서 초심자와 어린 비구들은 논장의 책들과 그것의 주석서들을 공부하도록 허용받기 전에 먼저 <아비담맛타 상가하>를 암기해야 한다.

하지만 <아비담맛타 상가하>는 극도로 압축되어 있기 때문에 설명 없이는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이유로 다양한 관련 주석서, 해설서가 출판됐다. 이 가운데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었던 것은 1956년 당시 유명한 학승이었던 스리랑카 출신 나라다 스님의 <아비담맛타 상가하> 영문 번역서다. 이 책은 수십 년 동안 아비담마 입문서로 자리 잡았다. 1993년에는 아비담마 학계 최고의 달인으로 알려진 미얀마 출신 실라난다 스님과 레와따 담마 스님의 도움을 받은 빅쿠 보디 스님이 새롭게 영어로 번역 출판한 책을 내놓았다. 이는 현재 아비담마에 관한 최고의 지침서로 자리매김 했다.

최근 국내 최초로 우리말로 완역돼 선보인 <아비담마 종합 해설>도 빅쿠 보디 스님이 해설한 책을 저본으로 삼고 있다. 아비담마 연구에 있어 중요한 논서인 만큼 그동안 몇몇 국내 학자들과 수행자에 의해 번역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편역에 그쳤다. 이 방대하고 난해한 논서를 우리말로 온전히 번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비담마의 철학, 심리학, 윤리적 세 가지 차원 모두는 붓다의 가르침의 초석인 사성제(四聖諦)에 의해 설해진 해탈 프로그램으로부터 이 차원들의 마지막 합리화를 이끌어낸다. 담마에 대한 존재론적 개관은 ‘전반적으로 조건 지어진 현상들의 세계와 일치하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가 완전하게 이해돼야 한다’는 붓다의 권고에서 나온다. 정신적인 번뇌들의 두드러짐과 그것의 심리적이고 윤리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범주들의 체계에서 깨달음의 필수요소들을 아비담마는 두 번째와 네 번째의 성스러운 진리인 괴로움의 일어남과 그것의 소멸에 이르는 도 닦음과 연결시킨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의해서 정교하게 만들어진 담마의 전체적인 분류는 세 번째 진리이며 괴로움의 소멸의 진리인 조건 지어지지 않은 요소, 즉 열반에서 정점에 이른다.”

이처럼 저자는 50여 쪽에 9개의 짧은 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아비담마라고 불리는 불교교리 체계를 요약한다. 핵심들을 포착하고 쉽게 이해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배열하는 능력이 뛰어나 동남아시아의 상좌부불교 국가에서 아비담마 연구의 표준 입문서가 됐다. 또한 불교 지혜의 위대한 보고를 열 수 있는 꼭 필요한 열쇠로 간주된다.

이와 더불어 아비담마는 마음이 자신을 내관적인 명상에 나타낼 때 그 마음을 정교하게 분석한다. 때문에 초기불교 관점, 특히 아비담마에는 ‘해체하기’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이 책에서도 마음을 욕계, 색계, 무색계, 출세간으로 분석하는 것은 물론 각각에 대해 해로운 것, 유익한 것, 결정할 수 없는 것 등으로 모두 89가지의 마음, 궁극적으로는 121개의 마음 유형을 제시한다. 여기에 마음과 결합하는 법들인 마음부수는 52개가 제시된다. 이렇게 해체된 마음을 관찰하고 수행하는 것이 초기불교의 핵심 수행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김종수 박사는 “‘수승한 법’이라고 번역되기도 하는 아비담마에 대해 논란의 여지도 있지만, 그 심오함과 방편을 드러내지 않고 불교의 기본 테마인 마음을 본격적으로 설명한 것이라는 점은 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면서 “더불어 남방 상좌부 불교의 깨달음을 얻은 많은 스님들이 경전 못지않게 이 책을 ‘정전’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꼭 이 책을 읽어야 할 여러 이유 중 하나”라고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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