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마피테트 만해중고등학교 후원아동인 솔론카 은코데데 가정방문 모습. 학교에서도 물품관리를 도맡아 할 만큼 성실하고 듬직한 솔론카는 여전히 맏형다운 모습으로 동생들을 돌보고 있었다.

2018년은 지구촌공생회 케냐지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올마피테트 만해중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졸업생이 배출되는 해입니다. 4학년 학생들은 11월 말까지 고등학교 졸업시험(동시에 대입시험)인 KCSE(The Kenya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를 치렀고, 시험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험결과가 나오면 학생들은 대학교로 진학을 하거나 직업을 찾는 등 앞으로의 계획을 천천히 세워나갈 것입니다. 

졸업을 앞둔 우리 후원아동들 역시 모두 시험을 봤습니다. 현재는 각 가정으로 돌아가 있는 상황입니다.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아이들은 특별한 졸업식도 없이 학교를 떠나게 됐습니다. 시끌벅적하게 졸업식을 여는 한국과는 달리 이곳 케냐의 중고등학교에는 변변한 졸업식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케냐지부에서는 지구촌공생회에서 후원하고 있는 아동들을 만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2018년 12월17일과 18일 양일간 올마피테트로 떠났습니다. 리더십이 있는 ‘글레디스’를 비롯해 늘 시크하게 웃어주는 ‘솔론카’, 체격이 아주 좋은 ‘메린’, 눈이 동그랗고 예쁜 ‘안’ 등 이렇게 네 명의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글레디스 집에 방문했을 때는 마침 글레디스가 도시로 나가 있어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직업을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찾아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어머니로부터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회를 할 만큼 주도적인 성격이었던 글레디스는 여전히 씩씩한 모습인 듯합니다. 솔론카는 여전히 맏형다운 모습으로 동생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물품관리를 도맡아 할 만큼 성실하고 듬직한 솔론카였습니다. 그래서 재케냐한국기업과 지구촌공생회가 맺은 MOU를 통해 좋은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메린의 집에서는 저 멀리로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보일만큼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항상 씩씩한 메린은 장애가 있는 부모님을 대신하여 가장 역할을 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근로 장학생으로 학교 농장에서 성실히 일해 온 메린이기에 농업 분야로 진로를 결정해 보는 것은 어떨지 의논해 보기도 했습니다. 안의 동생들은 지부 활동가들이 도착하자 달려 나와 우리를 반겨줬습니다. 안 역시 어린 동생들을 돌보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2018년을 마무리하며 만났던 후원아동들도 여전히 씩씩했지만 졸업 후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큽니다. 가난하기 때문에 받아왔던 후원이었기에 학교를 떠남과 동시에 중단될 후원으로 아이들은 또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케냐 지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기를, 우리 아이들의 희망이 학교 밖에서도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불교신문3458호/2019년1월23일자]

주미희 지구촌공생회 케냐지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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