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깨우치는 야포선

석호스님 지음/ 연화

남해안 통영의 먼 섬 욕지도 토굴에서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석호스님은 나무하고 군불 때고 밥해먹고 잠자는 것이 일상이다. “깨달음은 유별난 것 같지만 유별나지 않고 오히려 평범하다”는 스님이 30여 년 수행의 결정을 녹여낸 수행서 <3일 만에 깨우치는 야포선>을 최근 출간했다.

24살 나이에 대구 동화사에서 출가한 석호스님은 대강백 학봉스님으로부터 경학을 전수받고 수행 정진했다. 이후 대구·경북 일원의 포교일선에서 활동하며 <작은 기적>, <하늘다이아몬드> 등 5권의 저서를 펴냈다. 그러다 2017년 통영 욕지도 토굴로 거처를 옮겨 수행을 이어가며 깨달음의 대중화에 힘을 보태고자 이번에 수행 지침서를 펴냈다. 제목이 말하듯 이 책은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수행안내서로서 스님의 수행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의 모든 이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기록이다.

특히 섬 생활의 일화를 곁들인 스님은 “깨달음이란 ’왜?‘라는 의심에서 시작해 ’아하!‘라는 느낌으로 답을 얻는 것”이라며 “그 답은 자신과 세상을 바르게 보는 원동력이 되지만 일상에서 자기 역할을 잃어버리면 깨쳤다고 해도 완성된 깨달음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부처님이 깨달음 직후 전법을 포기하고 바로 열반에 들었다면 부처님의 위대함은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석호스님은 “깨달음은 쉽다. 깨달음의 완성이 어려울 뿐”이라며 이 책에서 깨닫는 방법과 깨달음의 상태, 깨달음 후의 조치인 보림, 깨달음을 완성하는 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놓았다. 그러면서도 “깨달음은 이성적 이해로써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순간적인 감성의 번쩍임, 즉 직관만이 사용될 뿐이므로 스스로의 경험으로 얻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우려 섞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스님에 따르면 깨달음의 방법으로 3일간의 수행법을 ‘준비작업-구성작업-수확작업’ 순으로 나눠 행법을 체계화한 것이 ‘야포선’이다. 스님이 사는 욕지도의 마을 이름 ‘야포’를 따서 붙인 것이다. 그 행법의 실행항목인 ‘내려놓기-아무것도 하지 않기-바라보기’ 등의 구체적인 방법, 경로, 경계를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일정별로 기술해놓았다.

스님은 “야포선은 간화선의 장점인 열정과 묵조선의 장점인 차분함을 결합한 것으로써‘나는 누구인가?’라는 자기부정의 질문에 집중해 감각과 감각의 대상은 물론 무의식에 절대적으로 자리 잡은 깨달음마저도 없애고 오롯이 있는 그대로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며 “깨달음도 깨달음이 아니고 그러한 활동도 활동이 아닌 표시 없는 표시를 이루는 것이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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