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도

법정스님 외 10인 지음/ 책읽는섬

인도에서는 누구나 나그네가 된다. 오래도록 빌려 쓴 이 몸과 삶의 배경들이 하나의 여행 가방이었음을 알게 한다. 그래서 인도에 다녀온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그곳을 내내 그리워하는 사람, 다시는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이다. 무엇을 보고 듣고 만나고 느꼈느냐에 따라 확연히 갈리기 때문이다. 강가에서 일을 보는 사람 곁에서 그 강물로 태연히 몸을 씻고 이를 닦는 곳, 중앙선과 신호등도 없는 도로 위에서 각기 다른 속도의 교통수단들이 어지럽게 엇갈리지만 신기하게도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곳, 불과 몇 킬로미터 사이를 두고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인도다.

최는 출간된 <나의 인도>는 법정스님을 비롯해 이해인 수녀, 박완서, 신경림, 문인수, 강석경,나희덕, 동명, 박형준, 김선우, 이재훈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11명이 생의 마지막 나들이 같았던 인도에서의 체험을 담은 여행기를 묶은 에세이집이다. 온갖 신들이 머물다 가고 가난한 영혼들이 다음 생을 위해 삶의 담금질을 하는 그곳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듣고 만나고 느꼈을까.

“나는 인도 대륙에서 일찍이 그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했던 삶의 양식을 많이 배웠고, 또 나 자신도 모르고 살아온 그 인내력을 마음껏 실험할 수 있었다. 인도는 나에게 참으로 고마운 스승이었음에 거듭 머리를 숙이고 싶다.” (법정스님의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난다’)

이 책에 작품을 실은 저자들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인도를 바라본다. 누군가는 인도 여인의 검은 눈동자로 기억하고, 어떤 이는 릭샤의 페달을 밟던 소년의 종아리에 불거진 힘줄로, 어떤 이는 버닝 카트(갠지스강가의 화장터)에서 타오르던 불꽃으로 떠올리며, 마더 데레사와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손길을 통해 인도를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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