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제1회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 학술대회

지난7일 서울 봉은사 불교음악원에서 ‘불교음악 정체성 탐구’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1회 불교음악원 학술대회’ 모습.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주제발표서
“경전에는 불보살 찬탄공양 등
불교전반 음악 소개돼 있어”

“재산 훼손하고 수행 방해하는
기악(技樂)은 금하도록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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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식 명예교수 “불교음악학회 필요”

“부처님의 설법을 기록한 불교경전에 음악에 대한 기록이 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일본의 불교음악학자 오오야마의 저서 <불교음악과 성명>에 신수대장경에 불교음악에 대한 기록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홍윤식 박사가 1970년 ‘불교학보’에서 ‘불전 상으로 본 불교음악’이란 논문을 통해 경전 상에 기록된 불교음악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서울 봉은사 내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이 개최한 ‘제1회 불교음악원 학술세미나’에서 ‘불전 상에 표현된 부처님의 음악기록’이란 주제발표를 한 박범훈 불교음악원장이 불교음악의 정체성 탐구에 대한 화두를 열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범훈 원장은 “불교음악에 대한 연구는 불교경전 상에 기록된 내용부터 연구되어야 한다”며 그 이유는 “불교경전에 기록된 음악은 부처님의 탄생, 출간, 열반과 부처님의 음악관, 그리고 불보살의 찬탄공양에 이르기까지의 불교 전반에 걸친 음악들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부처님의 탄생과 더불어 중생계의 만물이 환희에 넘쳐 조화를 이루고, 마치 우주를 무대로 펼치는 총체적 예술작품을 연상케 하는 찬탄과 장엄에 대한 음악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원장은 “부처님의 음성은 중생심과 조화를 이루어 모든 중생을 환희하게 했는데, 그 음성에는 다섯 가지의 청정함이 있었고, 여덟가지의 음성이 있었으며 열반하실 때 생사일여 경지의 심오함을 찬탄한 고와 공과 무상과 무아와 부정(不淨)의 법을 설하는 음악이 연주됐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처님의 음악관으로 부정적인 음악도 있었음을 언급한 박 원장은 “재산을 훼손하는 기악(技樂)을 금하도록 했고, 특히 비구들은 여덟가지 재법(齋法) 중에 노래와 기악을 멀리하라고 했고, 수행자들에게 수행을 방해하는 세속인들이 보고 즐기는 기아(伎兒)들의 기악은 절대로 보지 말라고 엄격히 금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윤소희 위덕대 학술연구교수는 ‘한국 불교음악의 정체성과 지향성에 대한 소고’를 통해 불교음악 생성배경과 교의적 배경을 고찰하고 한국인의 정서와 신행에 부합하는 불교음악의 방향을 모색했다.

윤 교수는 불교음악의 시원이 고대 인도의 소리문화에서 기인됨을 언급하며 “인간의 음성이나 소리는 우주의 5대 요소 중 공간요소로 인식함으로써 음성학문인 사브다비드야가 탄생되었다”며 “사브다비비드야는 인도 오명(五明)의 하나로써 범어의 발음원리와 조어체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음악인 범패에 대해서도 윤 교수는 “범패의 범(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뜻과 용례의 변천이 복잡하지만 범패와 관련해서는 힌두사제들의 찬가, 제사, 주사(呪辭)와 연결되고 패(唄)는 범음을 읊은 것을 말한다”고 인용했다.

윤 교수는 “역사를 거슬러보면 산동적산원 신라인의 불교의식과 신라풍의 범패가 있었고, 경덕왕이 성범(聲梵-인도풍의 범패로 추정)으로 재앙을 없애달라고 했을 때 자신은 향가만 할 줄 안다며 향가로써 재앙을 물리친 일화가 있다. 이렇듯 일찍이부터 한국적 불음(佛音)이 있었는데도 오늘날 외래적 음악어법에 의한 음악이 우리네 신행에서 겉돌게 된 것은 불교의례와 음악이 조선의 억불과 일제의 사찰령을 거친데다 갑자기 밀어닥친 서구문명의 급류에 휩쓸려 버린 결과”라고 지적했다.

세미나 좌장인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

윤 교수는 “불교적이면서도 한국적이고, 또한 현대인의 감성에 부합하는 불교음악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사찰에 있는 수많은 음악적 요소들에 대한 공부와 수행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종단 교육계와 음악인들이 불교음악 교육 및 수행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떤 범패, 어떤 찬불가가 한국불교 신행과 잘 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미학적 논의가 개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이날 세미나에서는 손인애 서울대학교 국악과 외래교수가 ‘경제 안채비소리 편게성의 성조 연구’에 대한 발제를 했으며 함안 달전사 주지 원명스님이 ‘사십구재의 시식문 고찰’이라는 주제발제를 하며 불교음악의 정체성을 탐구했다.

윤소희 위덕대 교수.

세미나 좌장을 맡은 홍윤식 불교민속학회 회장(동국대 명예교수)은 총평에서 “불교음악 연구는 파편적으로 되어서는 안된다”며 “의식, 찬탄 등 각 영역마다 목표를 설정해 진행하고 추후 불교음악학회를 구성해서 전문적으로 연구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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