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강설

선화 상인 강설·정원규 편역/ 불광출판사

‘중국의 3대 역경가’로 꼽히는 고승 구마라집에 의해 한역된 <법화경>은 모두 6만9384자의 한자가 들어가 있는 방대한 경전이다. 한 번 이상 등장하는 한자만도 1742자에 이른다. 그 양은 차치하고라도 온갖 비유 점철된 경전이기 때문에 행간 하나하나에 숨겨진 뜻을 제대로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법화경>은 그동안 한문 원본만 있거나 한글 번역만 있는 사경집 또는 독송집 위주로 시중에 유통됐다. 간혹 <법화경 강의> 등의 제목으로 묶인 책이 있었으나 제목과는 달리 총 28품의 <법화경> 가운데 신도들에게 인기 있는 ‘관세음보살보문품’ 등 일부 품만을 설명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위앙종의 제9대 조사로 추앙 받는 선화 상인(宣化 上人, 1918~1995) 스님이 미국인 출가 제자를 위해 <법화경> 강설을 편역한 책이 출간됐다. <법화경 강설>이란 제목으로 우리말로 번역된 이 책은 제1품인 ‘서품’에서 제28품인 ‘보현보살권발품(普賢菩薩勸發品)’까지 <법화경>의 전 품을 강설한 것이 특징이다. 대의와 요지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비유에 포함된 단어에 대한 설명까지 포함돼 있어 대승의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수 있어 주목된다.

선화스님은 지난 1949년 홍콩으로 건너가 선종, 교종, 율종, 밀종, 정토종의 다섯 종파를 고루 선양하며, 서낙원사, 불교강당, 자흥선사 등을 건립했다. 이어 1962년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에 불교학당을 설립해 불법을 전했다. 1973년 국제역경원을 설립해 역경의 인재를 배출했고, 이듬해 캘리포니아주 유키아에 만불성성을 건립한 후 미국 등 세계 각지에 27개의 도량을 건립했다.

이 책은 선화스님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불교강당에서 불법에 귀의한 제자 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법화경> 강의를 편역한 것이다. 미국인 제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인 만큼 대승의 요지뿐 아니라 행간과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을 하나하나 설명한다. 이는 강의 대상이 아직 불법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이기도 하지만 <법화경> 자체가 비유로 점철된 경전이기 때문이다. “이 비유가 담고 있는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불교의 이해’에서 출발해 ‘불교 교리의 체계’, ‘대승의 출현과 발현’, ‘법화 사상의 요체’를 사다리 타듯 하나하나 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스님의 남다른 배려가 돋보인다. 이를 통해 <법화경>에 처음 입문하는 불자들은 물론 그 의미를 다시 되짚어 보고 싶은 모두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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