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를 하고 내려오니 ‘부재중’ 전화가 한통 와 있었다. 책 출간으로 근래 통화를 자주하던 출판사 대표였다. 전화를 드리니 “스님, 어디 인터뷰하고 오셨어요?” 했다. “인터뷰요? 부처님하고 인터뷰를 하고 오긴 했지요” 하며 웃었다. 거사님도 같이 웃으시며, “아이고, 스님 죄송합니다. 제가 기자 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그만 인터뷰가 입에 배어 그랬습니다” 하셨다. 전화를 끊고 나서 가만히 생각을 했다. “나는 정말 부처님과의 인터뷰를 제대로 하고 왔나? 부처님께서 내게 하신 질문에 얼마나 진실로 대답을 하였으며, 나 또한 공부하다가 궁금한 것을 제대로 여쭈었는가?” 갑자기 장군죽비로 등짝을 한 대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살아가면서 인터뷰는 매우 중요하다. 승속을 막론하고 모든 시험의 마지막에는 면접, 즉 인터뷰가 있기 때문이다. 법회시간에 신도님들이 스님께 하는 질문도 인터뷰하는 것과 같다. 모르면 물어야 하는 것이다. 오래전 미얀마 마하시수도원에 잠시 있을 때 그곳에서는 매일 선원장 스님과 공부에 대해서 인터뷰를 가졌다. 정진 중 겪게 되는 마음 현상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주는 것이다. 우리네 공부 방법과는 조금 다르지만 근기나 필요에 따라 좋은 방법이기도 했다. 인터뷰는 소통의 다른 말이기도 하다. 어떤 문제나 사람에 대해서 궁금증을 푸는 것이고, 그럼으로 해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기도를 올릴 때 부처님과 인터뷰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임한다면, 좀 더 부처님께 다가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냥 일방적으로 입으로만 하는 염불이 아닌, 가슴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는 ‘염불(念佛)’이 된다면 기도 성취도 훨씬 빠를 것이다. 기원정사에서 수보리존자가 부처님께 드렸던 명 질문으로 인해 <금강경>이 탄생하였듯이, 내일 나는 부처님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을 드려야 할까? 기도하면서 읽어드리는 신도님들의 축원문이야 일상이지만, 진정으로 내가 부처님께 드리는 질문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밤새 고민하며 인터뷰 문안을 작성해 봐야겠다.

[불교신문3445호/2018년12월1일자]

동은스님 삼척 천은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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