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길 최은주 윤진영씨, 양혜당 증축 기념 전시회 개최

실상사 인근에 사는 정상길(맨 우측), 최은주(중앙), 윤진영(맨 좌측)씨가 정상길씨 공방에 모였다.

사찰 인근 사는 나무공예가
도자예술가 가죽공예가
지역민과 불교계 교류 위해
12월10일부터 16일까지
‘어루만지다’라는 주제로
 50여 작품 전시

지리산에 사는 세 명의 장인(匠人)들이 남원 실상사에서 전시회를 연다. 실상사 인근에 사는 정상길 ‘새벽네 나무공방’ 대표와 최은주 ‘꼼지樂공방’ 대표, 지리산 수제 가죽공방 윤진영 ‘마고델꾸오이오’ 대표는 오는 12월 10일부터 16일까지 실상사 양혜당에서 ‘어루만지다’라는 주제로 합동전시회를 연다.

실상사(주지 승묵스님)는 이번에 한옥공양실 양혜당의 증축을 기념하고 사찰 인근에 사는 장인들의 재능을 지역민에게 보여주기 위해 공간을 제공했다. 평소 실상사와 소통을 자주하던 이들 장인들은 실상사에서의 전시회에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들의 전시목적은 지역민과 함께하는 문화 소통 공간 마련 차원이다. 실상사도 이들의 수준 높은 작품들이 지역민과 불교계와 소통하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는 최은주 씨는 이번 전시회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적한 겨울철 지리산에 살다가 뭔가 지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꺼리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천년사찰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어요. 뭔가를 사고 판다는 생각보다는 지역민과 불교계가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작품이 많이 팔리면 더 좋구요. (웃음)”

이번에 출품될 작품은 대략 50여점. 정상길 씨의 발우 등 나무공예품과 최은주 씨의 도예작품, 윤진영 씨의 가죽공예품이다. 전시회를 준비하는 이들 세 명은 지리산 실상사 인근에 살고 있지만 살아온 역정도 각기 다르다.

정상길씨의 나무공예 작품인 '30합 발우'.

정상길 씨는 지리산 토박이다. 어릴 때부터 지리산 품에서 자라 성인이 됐다. 군대 갔다 오면서 나무를 만졌으니 벌써 30여년이 되었다. 그는 사찰에서 사용하는 발우를 전문적으로 만든다. 오랜시간과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는 30합 발우도 제작해 이번에 출품할 계획이다.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방송국에서 홍보해 주겠다고 오는 취재진까지 물리치는 성격이다. 그저 자기 일에 전념하는 것을 신념으로 살아 온 ‘지리산 사람’이다.

최은주씨의 도예작품.

최은주 씨는 80년대에 대구에서 대학교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며 문화운동을 했던 청년불자였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 서울에서 잡지를 발행하며 문화운동을 하다가 지리산으로 들어와 천왕봉이 마주보이는 실상사 인근에 한옥집 무검산방을 지어 살며 펜션과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실상사 작은학교 학생들의 도예 체험학습장으로 ‘꼼지 樂 공방’을 개방하고 있다.

윤진영씨의 가죽공예 작품.

서울 출신인 윤진영 씨는 호주에서 공부한 유학파다. 서울 코엑스 대행사에서 근무하던 셀러리맨이었던 그가 어느 날 문득 지리산으로 내려와 평범한 시골총각이 됐다. 된장을 담고, 나무공예와 가죽공예를 하다가 가족공예에 끌려 그 길을 가고 있다.

윤용병 실상사 살림위원장은 “실상사는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근본도량이고 ‘마을 절 실상사’를 지향하기 때문에 마을 분들이 실상사와 함께 하고자 하면 언제든지 공간을 개방한다”며 “새로 증축한 한옥 공양실 양혜당에서 공양도 하시고 수준 높은 작품도 감상하러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10일부터 16일까지 실상사 양혜당에서 ‘어루만지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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