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군승 파송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국방부 원광사에 봉행된 49주년 군승의날 기념법회 모습.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올해는 군승파송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최초의 군법사 파송은 1968년 5명의 군승이 중위로 임관하면서 시작됐다. 월남전에 우리 군이 참전하면서 불교국가인 베트남에 불교 군종장교인 군승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군승 파송이 결정된 것이다. 종단 차원에서 군승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인 성과였다. 개신교와 천주교에 비해 17년이나 늦었지만, 파송 이후 많은 노력과 발전으로 5명이었던 군승은 140여 명으로 늘고, 3곳에 불과하던 군법당은 400여 곳으로 늘어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이렇게 발전한 군불교는 새로운 현대불교의 장을 열었다. 사실 군불교 이전에는 음력 재일을 중심으로 한 불공기도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군법당은 1주일 단위로 계획되는 군의 생활에 맞게 일요정기법회를 열게 되었다. 또한 불교가 낯선 장병들을 위해 초기 군승들은 설법을 중심으로 법회를 이끌어나갔다. 삼귀의, 사홍서원을 노래로 만들어 찬불가를 만들기도 하고, 발원문이나 의식내용을 우리말로 바꾸어 법요집을 제작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많이 보편화 되었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인 행보였고, 이러한 변화를 일반 불교계에서는 크게 달가워하지 않았다. 기독교화가 되어간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러한 반대와 비판에도 장병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욱 쉽고 가깝게 전해줄 수 있다는 사명으로 군승들을 더욱 생활불교 포교에 박차를 가했다. 오히려 1980년대 도심 포교당이 늘어나면서 군불교에서 사용하는 정기 법회 형식과 내용이 일반 불교계로 확산돼 오늘날 기본 법회의 형식이 되었다. 또 종단에서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종단 주도의 군 포교 정책을 수립해 2005년 군종특별교구가 출범하면서 종단과 군종교구가 체계적으로 군포교에 나서게 되는 토대가 마련됐다.

또한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군승들은 장병들과 현대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모델을 적용, 시행하였다. 생활 속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불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전문 상담교육을 이수하여 상담가로서의 능력을 키우기도 하고, 실제 전투 중에 적용 할 간단하지만 무게있는 법회의식, 수계의식 등을 만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불상과 촛대, 목탁, 요령 등을 간소화하여 전시(戰時)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야전 의식용품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종교를 상관하지 않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인성교육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인성교육은 전체 장병을 대상으로 실시하므로 불교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교육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교관으로서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군종교구 자체에서 많은 인성교육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하고, 외부에 위탁하여 전문교육을 받기도 한다. 

이렇듯이 군종교구와 군승들은 수많은 노력과 다양한 시도로,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 법회나 불교 청년회가 많이 사라진 이 시대에, 청년포교의 가장 큰 장으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처럼 50년 동안 많은 노력과 발전을 거듭한 군불교와 군승은 앞으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부루나 존자의 후예로서 끝없이 정진할 것이다.

[불교신문3441호/2018년11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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