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모 대학교 박사논문 초록 발표장에 참석한 적이 있다. 10여명이 논문초록을 발표하는데 관심을 끄는 한 논문이 있었는데 ‘인천불교 활성화 방안 연구’였다. 이 논문은 인천지역 사찰신도와 활동가, 스님들을 대상으로 지역포교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설문조사를 통해 모색하는 내용이었다. 

논문작성의 목적은 대한민국 인구수가 서울과 부산 다음으로 많은 인천지역(292만명)에 불교 포교를 위한 마땅한 거점이 없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었다. 논문 준비자는 대구광역시(250만명)보다 인구가 많은 인천지역에 마땅한 포교거점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5년도 인천지역 종교현황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인구가 23.1%, 가톨릭 9.5%, 불교 8.8%로 나타났다. 인천지역의 불교포교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상황이 이렇지만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은 이 거대한 도시에 포교 거점이 되는 ‘교구본사’나 그에 상응하는 거점 사찰이 없다. 인천이나 군산, 목포 등 서해안 지역은 불교세가 약한 곳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혹자는 개항기에 개신교가 들어오면서 불교세가 약해졌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개항기에는 불교도 개신교와 함께 유입된 역사가 있다. 유독 불교세가 약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인천광역시는 강화군까지 포함해 일찍이 불교가 들어왔던 유서 깊은 사찰 전등사도 있고 인천광역시 안에는 상당수의 신도들이 신행활동을 하고 있는 사찰도 있다. 천태종은 2007년 인천 서구 백석동에 대규모 사찰 황룡사를 낙성해 지역포교에 뛰어들었다. 근래에는 송도, 검단, 청라지구 등 인구 30만명이 넘는 신도시가 들어서고 있다. 종단 차원에서는 인천불교회관 연화사를 전법도량을 지정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성과는 미약해 종단차원의 ‘특별교구’와 같은 사찰 지정이나 건립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인천광역시는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이 있어 한국불교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곳이요, 한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이 살고 있는 거대도시다. 종단의 신도시 포교와 관련된 부서가 있는 것으로 안다. 종교인구 감소라는 시대 흐름도 있지만 급격하게 줄어드는 불교인구의 절벽을 보면서 종단 차원에서 인천광역시에 대한 ‘특별교구 설치’가 필요해 보인다.

[불교신문3438호/2018년11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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