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의 문

불조의 혜명을 잇기 위해 제방에서 정진하고 계시는 원로대덕 큰 스님들과 중진스님 그리고 사부대중께 삼가 존경의 예를 올립니다.

우리 종단은 지금, 심각한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1700여년의 오랜 역사 속에 수행종풍의 계승과 발전을 통해 불법을 수호해왔던 우리 종단은 승가 본연의 공동체 정신이 실추되고 극심한 내부 갈등 속에 종단의 위상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종단사 최초로 총무원장스님을 불신임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린 바 있고, 22일 원로대덕큰스님들은 조속한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중앙종회 결정을 인준하는 비통한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제 살을 도려내고 단장(斷腸)의 아픔을 마주해야하는 이러한 고통의 시간을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공업(共業)의 자세로 우리 모두의 뼈아픈 성찰과 참회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총무원, 중앙종회, 교구본사 등 각자가 가진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불교를 위하는 소임자로서 실추된 종단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참회와 성찰의 물결을 만들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는 율장 정신에 기반한 종헌 종법 준수와 외부세력 종단 개입 반대, 불교중흥 동참 등 종정 예하의 교시를 봉대하고 이에 기반하여 종단 내 각종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청정수행 공동체’라는 우리 종단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승가복지를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자리이타, 동체대비 정신에 근거해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여러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종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종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최근 MBC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허위보도로 종단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바 있습니다. 구체적 근거도 없이 의혹을 사실인 양 보도하여 엄청난 종단 혼란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종단 혼란을 틈타 시민사회를 가장한 외부세력의 무분별한 개입과 특히 이교도들의 음해와 갈등 조장을 목도하고서 우리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인 바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종단운영에 대한 건전한 비판 등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종단 자주성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개입과 종도들 간의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그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외부세력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해종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현 종단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엄숙히 결의합니다.

하나, 현 사태의 여법한 해결을 통해 불교중흥의 대장정에 동참하라는 종정예하의 교시를 봉대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종단을 혁신하겠습니다.

하나, 현 사태에 대해 종단의 한 구성원으로서 발로참회하며 종단운영의 투명화, 교구자치제 실현, 승가복지의 확대 발전,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 강화 등을 위해 종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하나, 정치권과 이교도, 일부 편향된 시민사회단체 등 외부세력으로부터 교권을 수호하고 또한 이에 동조하는 해종세력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통해 종헌 질서를 확립하겠습니다.

하나, MBC 등 거짓 보도를 통해 종단을 위협하는 불교파괴세력을 엄단하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 종단의 존엄을 지키겠습니다.

일찍이 보조국사 지눌스님은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서라’고 했습니다. 현재 종단의 위기는 오롯이 우리의 문제이며 우리의 의지를 통해 해결해야 됩니다. 종도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조속한 종단의 안정과 화합 그리고 종단의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종단 혁신의 길에 사부대중여러분께서도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불기2562(2018)년 8월 26일
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 결의대회 동참대중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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