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換骨奪胎) 하겠습니다.

삼보전에 지극한 마음으로 정례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종정예하와 원로대덕 큰스님, 그리고 수행과 포교에 매진하고 계신 사부대중께도 예를 올립니다.

소납은 오늘 비장한 각오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종단의 혼란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가 분명하고 명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종헌질서를 부정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하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더라도 우리 스스로의 힘과 원력으로 종단을 바꾸어 나가자는 다짐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두 가지가 바로 종단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요체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종단이 어려울수록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책무를 다하며 난관극복에 지혜를 모으는 것이 종도로서의 도리이자 순리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종단에는 아직도 이런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하고, 종단의 정통성과 법질서를 부정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타종교인, 불교를 부정하려는 언론 등을 이용해 조계종을 마치 범죄집단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개혁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종정예하의 교시를 짓밟고, 종헌종법을 부정하며, 종단조직을 와해시키고, 유언비어를 살포해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과연 개혁입니까? 이런 것이 개혁이라면 저와 우리 조계종의 종도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아니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족한 것이 많음을 인정합니다.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렸고, 종도들에게는 실망을 드렸습니다. 조계종 승가의 한 구성원으로서, 선원의 수좌로서 깊이 참회합니다.

달라지겠습니다. 환골탈태(換骨奪胎)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사부대중은 이런 단호한 결의를 하기 위해 발심하셨습니다. 잘못된 관습은 본질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나쁜 관행은 고쳐나갑시다. 국민들에게 신뢰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불교가 될 수 있도록 견위수명(見危授命)의 각오로 임해야 하겠습니다.

종단을 부정하고 종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은 종도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우리 종도들은 침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법에 따라 종헌질서 안에서 지혜를 모으기를 발원하고 있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물러섬 없이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2(2018)년 8월26일
대한불교조계종 태백산 각화선원장 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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