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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명찰’ 품고 있는 ‘명산’의 美

한국백명산

김동규 지음/ 한솜미디어

경력 50년 중견산악인
산림청 선정 ‘명산100곳’
순례하며 담은 안내서

산 이름 역사에 주목
“우리 조상들의 우주관
세계관 곳곳 담겨 있다”

중견산악인 김동규 씨가 명찰을 품고 있는 우리나라 명산 100곳의 역사를 재조명한 안내서 <한국백명산>을 출간했다. 사진은 해인총림 해인사를 품고 있는 가야산 전경.

가야산 해인사를 비롯해 설악산 신흥사, 속리산 법주산, 팔공산 동화사, 두류산 대흥사, 희양산 봉암사에 이르기까지 명산(名山)에 명찰(名刹)이 있다. 빼어난 산과 절의 풍경은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수백 년이 넘는 세월을 전해오는 문화재와 옛 자취를 살펴보는 것도 큰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산악잡지 <사람과 산> 객원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산악인 김동규 씨가 명찰을 품고 있는 우리나라 명산 100곳의 역사를 조명한 안내서 <한국백명산>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 여기에 한국적인 정서를 화두로 곡선미학을 화폭에 구현해 내고 있는 한국화가 임무상 화백의 작품으로 책 표지를 장식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은행에서 정년퇴직한 후 혼자 네팔 히말라야를 걸었고, 그 경험담을 엮은 책 <히말라야를 걷는다>을 펴낸 저자는 해외트레킹 전문여행사 객원 가이드로도 활동하고 있는 경력 50년의 산악인이다. 월간 <山> 필자였던 고(故) 김장호 동국대 교수가 1999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썼던 글을 모은 유고집 <한국백명산기>를 읽고 글을 쓸 용기를 얻었다는 그는 먼저 산림청이 선정한 100명산을 찾아다니며 산의 이름이 지어진 역사적 배경에 주목했다. 저자는 “나의 백명산 산행은 산 이름을 찾아가는 길이었으며, 그 산의 본류를 찾고 선조들의 산에 대한 시각을 찾아내는 길이었다”면서 “무조건 오르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산을 올려다보는 일로부터 시작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합천 가야산(伽倻山)은 “불꽃 모양 바위들이 밤하늘의 운석처럼 펼쳐진 산”이라고 표현했다. ‘가야’는 겨레에서 또는 붓다가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인도의 부다가야에서 이름을 가져왔다는 등의 설이 있지만, 최소한 ‘가’만큼은 끝이 뾰족하다는 ‘가리’와 첫 번째 또는 시작을 나타내는 ‘갓’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가야산 백운봉으로 올라 서성재와 칠불봉을 지나 정상에 이르는 동안 만물상의 불꽃별을 보고 하산은 깊은 터널 같은 토신골을 걸어 해인사에 도달하는 제대로 가야산을 감상하는 등산코스를 추천했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같은 산을 두고 마을마다의 특성과 바람에 맞추어 이름을 달리 불렀다”면서 우리의 산은 어느 하나로 특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교통이 발달하는 등 세월이 흐르면서 민중에 의해 하나로 수렴되어 갔지만, 그 과정 역시 개성이 돋보인다.

예를 들어 공주 계룡산(鷄龍山)에는 새벽을 여는 곳(닭이 울어야 해가 뜬다), 세계의 중심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닭은 볏이 빨개서 밝뫼이고 울음소리로 새벽을 여니 갓뫼이다. 여기에 미르뫼를 상징하는 용을 끌어들여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았다. 즉, 계는 단순한 험악한 산세를 연상시키는 닭 볏만이 아닌 세상의 중심에서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였던 것이다.

또한 바뀐 산의 이름을 보면, 새로운 이름에 본래의 뜻을 어떻게 품을까 하는 고민이 묻어 있다. 한자 표기가 생기고 불교와 유교가 들어오면서, 산의 이름은 큰 변동을 겪지만 당초 이름을 없애지 않고 여기저기 중복해 실마리를 남겨놓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울주군 고헌산(高獻山)의 원래 이름은 ‘고운산’이었다. 고헌사, 고원사, 고암사라는 비슷한 발음의 사찰이 무려 세 개씩이나 산을 감싸고 있고, 정상 바로 밑에 ‘고운산’이라는 봉우리를 남겨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인제 방태산(芳台山)도 마찬가지이다. 내린천 쪽에 개인(開仁)약수와 함께 미산(美山)계곡이란 이름을 남겨 ‘고운산’과 ‘고운약수’임을 알려주고 있다. 해남 땅 끝의 돌산 달마산(達摩山)도 고운산으로 불렀다. ‘달’은 달마대사가 되어 봉우리로 올라가고 ‘고운’은 미황사가 그 뜻을 잇고 있다. 영암 월출산(月出山)도 달이 되어 산 위로 떠오르고 미암(美岩)마을과 미왕재가 고운산이었음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 조상들의 우주관과 세계관이 담겨 있는 명산을 오르내리며 마을 주민들을 만나보고 주막에도 들러 그 고장 막걸리도 마셔보았다”면서 “그러는 가운데 우리 국토의 줄기를 이해하고 마을 이름의 유래까지 얻게 된 것은 당초 예상하지 못한 큰 수확”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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