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스님 단식농성 '중단'… 병원 이송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설조스님 모습.

종단 개혁 등을 주장하며 서울 우정공원 공터에서 단식농성을 벌인 설조스님(전 불국사 주지)이 단식을 중단했다. 이와 함께 단식 중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사실상 종단현안 개입을 압박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설조스님은 오늘(7월30일) 오후3시30분 경 주치의인 이보라 의사의 검진과 설조스님대변인 측의 상황설명 이후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응급차를 통해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앞서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는 "설조스님을 병원에 모시기로 결의했다"고 기자들에게 메일을 통해 밝혔다.

이학종 설조스님대변인(왼쪽)과 이보라 설조스님 주치의(오른쪽)가 설조스님 이송에 앞서 기자들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학종 설조스님대변인은 "평소 설조스님의 생각"이라며 "불교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지금처럼 기계적인 중립이나 객관적이라는 이름하에 정해진 행보 말고, 조금 더 주관적인 입장에서 불교를 바라봐 달라” 고 말했다.

이날 설조스님대변인 신분으로 자리에 선 이학종 씨는 “설조스님이 아직도 단식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다”며 “지금 위급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설득을 해서 일단 병원으로 옮기는 것 까지 가까스로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상시 설조스님이 하던 이야기를 요약해서 말한다”며 △종단 최고지도자 스님 △출가 대중 △재가 불자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등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특히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 대목에서 “불교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지금처럼 기계적인 중립이나 객관적이라는 이름하에 정해진 행보 말고, 조금 더 주관적인 입장에서 불교를 바라봐 달라”고 밝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설조스님대변인 자격으로 발언을 한 이학종 씨는 지난해 10월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당시 기호 2번 수불스님 선거 캠프에서 홍보담당 소임을 맡은 바 있다.

병원 이송에 앞서 진찰 중인 설조스님(가운데) 모습.

앞서 설조스님의 주치의 이보라 의사(녹색병원 내과 전문의)는 “본래 체중보다 15%이상 감소됐고 조금 전에 체크했을 때 혈압이 110/60으로 나타났다”며 “지금 당장은 생명이 위험할 정도 초 응급상황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계속될 경우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설조스님 본인은 단식 종료와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한편 종단 개혁 등을 외치며 지난 6월20일부터 41일간 단식농성을 진행한 설조스님은 중앙일보 보도 등을 통해 "젊었을 적 병역기피자가 되지 않기 위해 호적을 바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과거 불국사 주지 재직 시절 △문화재 관람료 개인 통장 관리 △수십억원의 분담금 체납 △종단 미승인 계약 체결 △총무원 감사 거부 등으로 종단에서 제적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설조스님 모습.

이밖에 설조스님의 단식을 돕고 있던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의 한 회원단체 대표는 7월11일 총무원 집행부 스님에게 “설조스님 입직(적)하시면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될 거예요. 피하고 싶으면 지금 피하세요. 용서를 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문자를 보내 설조스님의 단식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단식 24일 째인 7월13일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고온의 대중목욕탕에서 40여 분간 목욕을 한 것이 본지 취재를 통해 목격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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