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할아버지, 거짓말하지 않기는 뒤집어 참말하기로 받아들이면 되나요? 

부처님처럼 참다운 말을 하려면 
상대방이 말을 할 때 느긋하게 
생각을 멈추고 귀담아들어야 해

A 그래. 거짓말하기 않기는 참말하기로 받아들이면 되겠지. 참말을 하려면 먼저 남을 헐뜯는 말 그리고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해. 또 겉만 번지르르한 입에 발린 말을 하지 않아야 하겠지? 얘기가 나온 김에 참다운 말을 하려면 무엇을 살펴야 할지 간단하게 알아보자. 참말과 거짓말, 바른 말과 그른 말,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릴 줄 알아야 해. 

무엇을 참말이라고 하고 무엇을 거짓말이라고 할까? 하는 말이 사실에 들어맞으면 참말이고, 하는 말이 사실과 다르면 거짓말이야. 바른 말과 그른 말은 말과 이치, 곧 조리 사이에서 판가름 나. 조리란 말이나 일 따위가 앞뒤가 들어맞고 체계가 서는 갈피를 가리키는 말이야. ‘여기 강아지가 있다’ 또는 ‘여기 강아지가 없다’고 하는 말은 사실과 맞느냐 어긋나느냐에 따라 참말 또는 거짓말로 가려지지. 그러나 ‘이제는 가야 한다’와 ‘아직은 가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말은 여러 가지 얽힌 갈피를 살펴서 그에 맞느냐 어긋나느냐에 따라 바른 말과 그른 말로 가릴 수 있어. 이건 좀 어렵지? 음, 목욕탕에서는 벌거벗어도 되지만 목욕탕 바깥에서는 옷을 입어야 하듯이, 바르고 그릇됨을 가리는 기준은 놓인 상황이나 때와 장소에 또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거든. 이처럼 바르고 그름은 사실을 가리는 것보다 슬기로운 잣대가 있어야 판가름할 수 있어. 그러니까 잘 살펴야 바르고 그른 것을 가릴 수 있단다. 

‘할 말’과 ‘못할 말’이라는 잣대도 판가름하기 아주 어려운 잣대지. 참말과 바른 말이라고 해서 모두 할 말이 되는 것도 아니고, 거짓말이라고 해서 모조리 못할 말일 수도 없어.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리는 잣대는 뭘까? 아무리 사실에 맞는 참말이고 이치에 닿고 조리에 맞는 바른 말일지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말은 못할 말이야. 마찬가지로 비록 사실에 어긋나는 거짓말일지라도 사람 사이가 좋아지도록 북돋우고, 깨어졌던 사랑을 되살릴 수 있으면 할 말이지.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잖아. 

부처님은 늘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사로운 말을 건네며, 이웃을 북돋우는 기쁨이 샘솟는 말씀을 하셨어. 부처님처럼 참다운 말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웃이 말을 할 때 생각을 멈추고 귀담아들어야 해. 

어때, 오늘 나눈 얘기에는 생각거리가 많지? 틈이 날 때 가만히 앉아서 바른 말과 그른 말 그리고 할 말과 못할 말을 새겨봐. 

[불교신문3408호/2018년7월14일자] 

변택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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