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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준 영상다큐 ‘기억의 저편...’ 상영
한성준 선생이 신선무를 선보이고 있는 영상.

수덕사와 인연이 깊었던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韓成俊, 1874~1941) 선생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망한 한성준 영상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됐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회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는 지난 7일 내포신도시에 소재한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 강당에서 한성준 선생의 내용을 다룬 ‘기억의 저편, 역사와 기록’ 상영회를 가졌다. 이번 영상다큐멘터리 상영회는 제5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한성준의 춤, 시공의 경계를 넘어’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영상다큐멘터리에는 춤 입문에서부터 전국유랑, 명고수 활동과 음반취입, 조선음악무용연구회 설립과 전국 순회공연 및 일본, 중국 진출 등 한성준의 일대기를 근대 신문·잡지·사진 등 다양한 공연자료를 씨줄과 날줄로 엮었다. 여기에는 연낙재가 소장하고 있는 한성준 관련 희귀자료가 대거 활용됐으며 그의 활동여정에 따라 일본, 중국 현지촬영 과정에서 발굴된 다양한 자료들이 사용돼 다큐멘터리의 완성도를 높였다.

충남 홍성 출신의 한성준은 당대 최고의 명고수이자 피리산조의 명인으로 전통음악의 보급과 확대에 크게 공헌한 인물이다. 특히 1937년 조선음악무용연구회를 설립하여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 양식화하는 업적을 남겼다. 한성준이 창안한 승무(제27호), 태평무(제92호), 살풀이춤, 학춤, 훈령무 등은 오늘날 최고의 전통춤으로 손꼽힌다. 그의 문하에서 손녀딸 한영숙을 비롯 강선영, 이동안, 김천흥, 김보남 등 뛰어난 전통춤꾼들이 배출됐다. 신무용가 최승희, 조택원에게도 영향을 미쳐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 한성준은 근현대 한국 전통춤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진정한 의미의 춤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영상다큐멘터리에는 한성준의 제자 최승희의 스승인 일본 근대무용의 선구자 이시이 바쿠(石井漠)의 손자 이시이 노보루(石井登)에게 기증받은 최승희의 승무 사진이 영상에 투영되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중국 연변 현지촬영을 통해, 우리 고유의 춤과 가락으로 민족의 혼과 정신을 일깨운 문화독립투사로서의 한성준도 밀도 깊게 조명됐다.

한성준의 손녀딸이자 수제자인 한영숙과 제자 강선영의 춤추는 모습과 함께 국내외 관련 인물들의 생생한 증언도 영상다큐멘터리의 자료적 가치를 더했다. 조선음악무용연구회 시절의 마지막 제자 하진옥의 술회를 통해 한성준 춤의 원형과 미학적 가치를 재음미할 수 있는 영상도 담겼다. 그 밖에 신무용가 조택원 선생의 부인 김문숙, 이애주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등을 비롯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가야금의 명인 고(故) 황병기 선생, 송방송 한국음악사학회장, 권오성 한양대 명예교수, 유영대 고려대 교수, 박재희 청주대 명예교수가 한성준의 예술적 업적을 회고했다.

영상다큐멘터리는 이시이 바쿠의 손자 이시이 노보루, 부토무용가 야마다 세츠고, 평론가인 미조하타 토시오의 증언, 그리고 중국 조선족무용의 개척자 고(故) 조득현 선생의 딸인 조인혜 전 연변대 교수와 이승숙 전 연변가무단장을 비롯해 현 중국 무용계의 최고 권위자로 통하는 펑솽바이(冯双白) 중국무용가협회 부주석, 뤄빈(罗斌) 중국무용가협회 서기의 인터뷰를 통해 한성준 춤의 동아시아 확장성의 의미도 되짚었다.

명무 한성준 영상다큐멘터리 기획과 제작총괄을 맡은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해설을 통해, “한성준의 삶과 예술세계, 혼과 정신을 담고자 했다”며 “일제강점기 ‘전통지킴이’로서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 명무 한성준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한국무용사의 ‘기억의 저장고’로서 유의미한 기록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주경스님은 축사를 통해 “근대 전통가무악을 상징하는 한성준 선생이 근대 선불교의 본산인 수덕사에서 정진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내포의 불교문화유산과의 깊은 인연을 강조했다. 이어 “지역이 배출한 훌륭한 전통예인을 어떻게 자산화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조성권 충남도청 문화예술팀장은 “한성준의 삶과 예술세계 조명을 위해 자료수집과 국내외 현지촬영 등 훌륭한 영상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수고한 주최 측의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며 “앞으로 한성준 선생의 선양사업을 위한 지원에 보다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영상감상회는 무료로 상영됐으며 상영회 말미에는 깜짝 프로그램으로 홍지영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안무자가 태평무를 선보여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받았다.

한성준 영상다큐멘터리 상영회에는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주경스님을 비롯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정범스님, 이상영 전 보령부시장, 조성권 충남도청 문화예술팀장, 박만진 서산문화발전연구원장, 수도사 주지 수진스님, 한용상 서산예총회장, 이애리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조교, 맹은섭 홍주한빛무용단장, 이희진 전 하이서울페스티벌 예술감독, 남도현 성균관대 겸임교수, 김선임 내포가야산성역화추진위원회 사무국장 등 사부대중 200여명이 참석했다.

영상 다큐를 기획하고 제작한 성기숙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장이 해설을 하고 있다.
상영회 말미에는 깜짝 프로그램으로 홍지영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안무자가 태평무를 선보였다.

 

여태동 기자  tdye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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