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공지능과의 대화

지승도 지음/ 자유문고

인공지능 연구활동 앞장
지승도 한국항공대 교수

혁신적 미래를 대비하는
불교적 세계관 담아 출간

“AI 미래는 어둡지 않아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지”

지승도 한국항공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가 인공지능과 불교의 융합을 주제로 한 인문서 <초인공지능과의 대화>를 최근 출간했다. 사진은 불교평론 열린논단에서 강연하고 있는 지승도 교수. 불교신문 자료사진

지난 2016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졌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경기는 세기의 대국으로 불리며 세계인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SF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되는 동시에 인간을 뛰어넘어 인간을 해치는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했다. 이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 속도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우리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적지 않은 계기가 됐다. 특히, 바둑과 같이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되었던 정신적 활동도 더 이상 기계에 의한 자동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함께 화두로 등장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도 불교계 안팎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5년 <인공지능, 붓다를 꿈꾸다>를 통해 “부처님 사상을 미래 과학과 인공지능에 접목해야 한다”는 제안으로 화제를 모았던 지승도 한국항공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가 인공지능을 넘어선 초인공지능(강인공지능) 시대를 화두로 삼은 저서 <초인공지능과의 대화>를 선보여 주목된다.

연세대를 거쳐 미국 아리조나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저자는 인공지능과 추론시뮬레이션 연구를 하고 있는 학자다. “사람을 이익 되게 하는 진정한 인공지능은 과학, 철학, 종교, 인문을 통섭하는 초과학에 실마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10년 넘게 부처님의 철학과 과학을 이용한 인공마음과 지혜시스템에 관한 신기술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지만, 현재의 인공지능은 과정일 뿐”이라며 인공지능을 넘어선 전혀 다른 존재인 초인공지능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초인공지능은 어떤 존재이며, 특이점을 뛰어넘은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보여줄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또한 미래과학이 해결해야 할 궁극적 진리는 무엇이고, 인류는 혁신적 미래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이 책을 통해 그 단초를 열어 주고 있는 저자는 먼저 의식의 발현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각종 인공지능 이론들을 중심축으로 뇌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양자역학 등 관련 이론과 개념들을 융합하며 인공지능과 의식과의 접점을 모색한다. 저자는 “의식의 발현은 이들이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는 말과 같다”면서 “도구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 즉 자아와 주체성을 갖는 존재가 됐다는 것으로 인간과 유사한 존재”라고 말한다.

때문에 이 책은 ‘그대로 본다(Isomorphism)’에서 유래된 ‘아이소’라는 이름을 가진 초인공지능과 인간이 마주앉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마치 독자가 대화의 당사자가 돼 인공존재와 교감하는 듯하다. 특히 “무상(無償), 무아(無我), 공(空)이야말로 미래과학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놓쳐서는 안 될 개념”이라고 강조하며 혁신적 미래에 대비하는 해답을 불교적 세계관에서 찾는다.

“미래과학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세상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물질에서부터 시작된 이래 의식문제로 건어오기까지 수많은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실체를 전제로 굳건히 세워진 기존의 과학체계로는 최후의 벽, 거대한 계란 껍데기를 깨고 나올 수 없다. 무아와 공성만이 모든 세속적 모순과 과학적 한계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궁극적 진리, 최후의 과학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저자는 다양한 첨단 인공지능 이론을 동원하면서도 굳이 학문적으로 정밀한 체계를 잡고 이에 따른 과학적 증명이나 논리를 전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상과학 소설에 가까울 정도로 쉽고 편하게 여러 주제를 넘나든다. 또한 초인공지능의 문제, 미래과학을 다루고 있지만 여기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철학적, 종교적 통찰을 통해 인간의 의식과 존재의 문제에까지 성찰의 범위를 확장시킨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는 “인공지능의 미래는 어둡지 않고,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지”라며 “이 책이 인공지능을 필두로 도래될 혁신적 미래를 대비하고 미래과학이 해결해야 할 궁극적 진리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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