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 독송집

범일스님 지음/ 김영사

‘모음(集)’이라는 뜻의 빨리어로 부처님의 원음을 담은 초기불교경전을 총칭하는 <니까야>. <디가 니까야>, <맛지마 니까야>, <상윳따 니까야>, <앙굿따라 니까야>, <쿳다까 니까야>등 총 5부로 구성됐다. 중국 등 북방으로 불교가 전해져 <아함경>으로 번역되면서 그 분석적인 언어 구조를 상실하고 추상화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기불교는 대승불교 운동가들에 의해 개인의 깨달음만을 중시하는 가르침이라며 소승불교로 폄하돼 왔다. 대승불교 전통이 강한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에 있었지만, 최근 들어 초기불교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학계에서도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공통점과 근원을 모색하는 연구방법론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명문대 박사 출신인 범일스님이 중간 길이의 경을 모은 <중아함경>에 해당하는 <맛지마 니까야>를 중심으로 한 4부 니까야 강독에서 발췌한 게송과 주제를 수록한 <니까야 독송집>를 펴내 눈길을 끈다. 스님은 출가 전인 지난 1985년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물리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재원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 물리천문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 한국으로 돌아와 조계종 금강선원 혜거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동국대 선학과에서 다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함양의 토굴에서 정진하고 있다.

먼저 범일스님은 “오늘날의 불교는 세존의 본래 가르침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오랜 전통과 관습으로 무장한 현실불교에서 이렇게 부처님의 가르침과 괴리된 측면들은 결국 부처님의 가르침을 혼란스럽게 하고 무너뜨려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스님의 우려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책은 따라야 하는 스승과 떠나야 하는 스승, 바르게 공부하는 방법과 그렇지 않은 방법, 머물러야 하는 도량과 떠나야 하는 도량, 가까이해야 하는 도반과 멀리해야 하는 도반 등을 분별하는 명료한 가르침을 포함해 부처님 제자로 반드시 수지 독송해야 하는 내용들을 담았다. 특히 ‘허용하지 않는 육식과 허용하는 육식’ 부분은 육식에 관한 논란을 영구히 종식시킬 수 있는 가르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스님은 “부처님의 살아 있는 가르침이 산스크리트어(범어)로, 다시 한문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본래 가르침의 왜곡을 낳은 이후 불제자들의 의식으로까지 이어져 왔다”면서 “하지만 이제 빨리어로 기록된 <니까야> 4부 전체의미가 온전히 드러난 만큼 그동안 그릇된 전통에서 벗어나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정견을 갖추는 바른 불제자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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