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학교 법회 후 장병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피자 간식을 먹고 있다.

포교사로 군법당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젊은 불자들과 매달 한번 법회를 본 지도 10년이 넘었다. 후원을 받아 먹거리를 준비해 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법회에서 젊은 군인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법회에 가는 날은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면서 설법교안을 만들어간다. 10년 넘게 여러 부대에서 법회를 보다보니 일부 내용이 중복되는 감도 있지만, 세상 돌아가는 시사문제를 고려하여 재밌는 주제로 준비해간다.

무엇보다 불교의 핵심을 짧은 시간에 쉽고 정확하게 전달해주어야 한다. 하나를 말하려면 세 배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라는 말이 있듯이, 핵심을 전달하려면 나부터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집을 나와 군에서 복무하는 젊은 청춘들에게 중언부언했다가는 ‘꼰대(?)같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오신날이나 연말연시, 명절 등 특별한 날 즈음엔 후원을 받아 피자나 햄버거 등을 먹거리를 준비해 갈 경우 장병들의 집중도가 좋다. 그럴 때는 조금만 이야기를 해도 효과 만점이다. 하지만 날마다 피자 등의 먹거리를 댈 수가 없어 빵으로 준비해갈 때가 많다.

지난 일요일 방공학교 법회에서 ‘사람은 어디를 잡아야 잘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이야기했다. 이야기하기 전에 퀴즈를 내어 맞추면 선물을 주겠다며 시선을 끌었다. “토끼를 잡을 땐 귀를 잡아야 하고, 닭을 잡을 땐 날개를 잡아야 하고, 고양이를 잡을 땐 목덜미를 잡으면 되는데, 하늘을 나는 독수리가 땅 위에 있는 여우를 잡을 땐 어디를 낚아채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면 장병들로부터 “목덜미요, 꼬리요”등 여러 대답이 이어지지만 쉽게 정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때 “정답은 바로 여우의 입”이라고 알려준다. 다시 “그러면 사람은 어디를 잡아야 꼼짝 못 하나요?”라고 묻으면 여러 가지 대답 끝에 정답이 나온다. “마음이요!” 

“사람 관계에서 멱살을 잡으면 싸움이 나고, 화가 난 사람의 손을 잡으면 바로 뿌리칩니다. 그런데 마음을 잡으면 평생 떠나지 않습니다. 나의 마음을 먼저 확실히 잡고, 내 주변 사람의 마음을 잡도록 노력합시다. 불교는 바로 마음의 종교입니다. 인간은 마음이 주인인 정신과 육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음이 운전기사라면 육신은 자동차인데,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육신을 제대로 운전하며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마음을 마음대로 써야 하는데 자기의 고집스런 생각(아상) 때문에 이리 걸리고 저리 걸려 고통스럽습니다.”

그리고는 부처님의 경전을 인용한다. ‘마음의 하인과 주인’이라는 제목으로 장아함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마음이 따라 가는대로 가서는 안 된다. 항상 마음을 잘 다스려서 부드럽고 순하게 가져라.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사람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고 극락도 만든다. 그러니 마음의 하인이 되지 말고 주인이 되어라” 

내 마음이 햇살처럼 부드러우면 상대방도 가슴을 열고 햇볕을 쪼이며 친구가 되지만, 내 마음이 시리도록 차가운 바람이라면 상대방은 추워서 마음의 문을 꽁꽁 닫을 것은 분명하다. 나의 마음을 수행하여 나만 옳다는 고집을 항복 받아야 진정한 불자일 것이다. 

젊은 후배 군불자들에게 대학을 졸업하고 전방 20사단 호국득도사에서 불교를 접하고 마음을 잡는 불자로 포교사로서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공감의 장을 펼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부처님 감사합니다. 

[불교신문3406호/2018년7월7일자] 

신도성 포교사단 대전충남지역단 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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