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심한 그 순간, 부처님과 평등한 존재

가장 큰 공덕은 중생구제 발심 
그 일이 바로 부처님의 일이니
삶속에서 둘의 만남 이뤄질 것

제17품 ‘초발심공덕품’은 발심한 보살의 능력과 공덕이 어느 정도인지를 밝히고 있는 품이다. 제석천왕이 법혜보살에게 처음 보리심을 낸 수행자의 공덕은 어느 정도인지 묻는다. 법혜보살은 보리심을 일으킨 보살로서 첫 걸음은 바로 부처되는 길의 첫 출발이며 그것을 믿고 발심한 순간, 부처님과 평등한 존재라고 말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초심(初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중생이 부처님이 되고 싶다는 목적을 지닌 순간 우리는 그대로 수행자, 보살이 된다. 보살이 다시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온갖 유혹 속에 흔들리지 않고 가려면 처음 발심했던 그 순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생은 항상 돌발변수가 있어서 번뇌가 많은 이들은 언제나 갈등하고 노선을 자기 편리한데로 바꾸는 성향이 있다. 초발심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목적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보리심을 왜 발한 것인가. 여래의 종성(種性)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 모든 여래를 계속 이 세계에 출현케 해야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바로 여래임을 알게 하고자 함이다. 일체 세계의 중생들이 아무리 많다하여도 다 제도하여 해탈케 하기 위함이다. 일체 세계의 자성이 청정함을 다 알기 위하여 보리심을 발했으니 우리가 사는 사바세계는 부정하고 험악하며 위태로워 중생이 살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실로 부처님의 세계는 청정하여 부동하다는 것을 알게 하려고 보리심을 발한 것이다. 그 뿐이랴, 일체 중생의 욕망과 즐거움이, 번뇌와 오랜 세월 습관처럼 길들여 진 많은 일들 속에서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것과 중생의 근성과 그들을 제도하는 방편과 마음의 수행과 과거 현재 미래 삼세의 지혜를 다 알기 위해 보살이 보리심을 발한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일체 부처님의 경계가 평등함을 모든 이들에게 다 알게 하기 위해 수승한 보리심을 낸 것이다.”

깨달음의 방법을 알고 처음 발심한 보살은 부처님의 능력과 지혜를 몸에 지니겠다고 한 순간부터 그는 부처님과 평등하다. 왜냐하면 발심함으로써 부처님 되는 고속도로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한 눈 팔지 않고 정진수행으로 간다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나 발심은 결코 일회용이 아니다. 발심한 후에 더 이상 발심하지 않는 것은 수행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언제나 항상 발심하고 여일하게 수행하는 것이 올바른 발심이며 무한한 회향의 자세이다. 삼세의 부처님들도 다 그렇게 했다. 출발이 초발심이라면 도착이 부처님의 자리이라고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러면 목적지에 도달한 후에 모든 것이 끝이 날 것이다. 그것은 진정한 불교가 아니다. 부처님도 중생을 위하여 대자비심으로 끝없이 정진하고 계신다. 부처님의 진정한 가르침은 자비심으로 세상에 회향하는 것이다. 대승의 보살도가 바로 우리의 가야할 길이다.

“그대여 일체의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보리심을 빨리 내거라. 초발심은 공덕 중에 가장 수승하니 여래의 걸림 없는 지혜를 반드시 얻으리라. 그대여, 시방의 일체 부처님을 친견하고 싶거든 한량없는 공덕장을 베풀어라. 중생들의 모든 고통이 사라지게 하고 싶으면 어서 빨리 보리심을 발할지니라.”

불교를 수행하는 모든 이들이여, 초발심시변정각하라. 처음처럼! 부처님을 친견하여 중생의 안목을 버리고 부처님의 안목을 지니고자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가장 큰 공덕을 지어야 한다. 가장 큰 공덕은 무엇인가, 바로 발심하여 중생을 고통 속에서 건지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부처님이 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하는 동안 언제나 내 삶속에서 부처님도 함께 하시니 둘이 만나는 일은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일이다.

“중생들에게 해탈을 얻게 하려고 억겁동안 게으름 없이 수행하며 온갖 아름다운 공덕을 생각하여 가장 높고 으뜸가는 업을 잘 닦아서 모든 훌륭한 실천을 잊지 않고 오로지 일체지를 성취할 생각만 하노라.”

[불교신문3402호/2018년6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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