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 작가, 인사동 아리수 갤러리서 개인전

전통 소재를 활용해 수묵화와 민화를 그려 온 중견작가 이 향 화백이 이번에는 오래된 기와와 요철한지에 화려한 채색을 입혀 생명력이 꿈틀거리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이 작가는 오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리수 갤러리 제1전시장에서 ‘꿈을 위한 기도, 다시 천년을 이으다’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古) 기와로 만든 작품 요철한지 등의 작품 30여점이 전시된다.

이 작가는 전통소재를 활용해 ‘과거’와 ‘현대’를 융화시킨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 작가는 수묵의 문인화를 오랫동안 그려 왔다. 그러면서 수묵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재료에 채색작업을 하며 작품영역을 확대했다. 민화에 나타나는 미감과 정서도 작품에 구현해 그의 작품세계는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가 짙게 배여 있다.

이 작가는 이번에 고 기와와 요철한지를 소재로 활용한 독특한 작품을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재료인 고 기와는 사찰에 가야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진흙을 빚어서 만들었는데 1,000℃ 이상의 고온으로 구워서 만들었기 때문에 재질이 단단하다. 수백 년 된 기와는 시간의 축척물이고 그 시간 속에는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 그리고 숨결이 들어 있다.

이 작가는 어떤 기와공이 땀 흘려 빚어 놓은 과거의 유산인 이 단단한 흙의 결정체에 ‘한국적 감성의 혼’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기도를 올리며 천년의 세월을 이으려 했다. 이번 전시회의 제목인 ‘꿈을 위한 기도, 다시 천년을 이으다’에는 이 작가의 내면 깊숙한 정신세계가 오롯이 담겨 있다.

오세권 미술평론가(대진대학교 교수)는 “이향의 작품에서는 감상자들로 하여금 오늘날 복잡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묻고, 생활을 되돌아보게 하며, 치유의 시간을 갖게 한다”며 “전통을 소재로 하는 작품을 통하여 한번 쯤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고 평했다.

그동안 이향의 작품에는 민화 등에서 볼 수 있는 호랑이, 학, 솟대, 삼족오, 탈, 장승, 말, 소나무 등의 소재와 함께 자신의 불교 신행활동에서 만나는 불상, 석탑, 연꽃, 목어, 다완 등 전통 소재들이 풍성하게 등장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이 작가는 “그동안 한국의 정서를 담아내기 위하여 전통 소재를 이용하여 작품활동을 해 왔고 개인적 신행의 정신적인 내용이 작품에 투영됐다”고 고백한다. 이번 기와를 소재로 작품에 대해서도 이 작가는 “기와에 남아 있는 풍상의 흔적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나의 내면 의식세계를 투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중국 작가인 설창 장릉운 선생으로부터 사사를 받은 이 작가는 중앙승가대학교에서 학인 스님들에게 한국화를 가르치기도 했으며 대구 명성 갤러리, 대구 수 갤러리, 대구 경북대미술관, 서울 시작갤러리, 서울 라메르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또한 일본 후쿠오카 국제 미술전, 한국 회화연구회전 초대작가, 한국 미술 세계화 LA전, 중국 칭따오와 텐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단체전을 열기도 했다.

주요 수상경력은 한국 미술 공모 대상전 특선(한국화 부문), 한국 미술대전 특선(문인화 부문), 경북도전 특선(문인화 부문), 신라 미술대전 특선(한국화 부문), 대한민국 83 공모대전 특선(문인화 부문), 2015 한국을 빛낸 사람 대상(예술문화 부문) 등이다. 현재 포항에 마련된 작업실 ‘호작실(好作室)’에서 전업작가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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