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샘솟는 봄과 더불어 새 학기를 시작한 학교도 신입생들로 활기차다. 엄마 아빠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배우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10대 시절의 치열한 입시 경쟁을 치르고 더 큰 배움의 문을 여는 대학신입생 까지, 꿈과 설레는 가슴을 안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모든 신입생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깃들기를 기원한다. 

대학은 신입생을 상대로 동아리 홍보가 치열하다. 대학은 시대 상황에 따라 동아리도 많은 부침을 겪는다. 동아리가 합법화 된 1980년대는 사회과학 종교 동아리 등이 인기였다. 민주화 등 거대 담론이 사라진 1990년대는 영어 컴퓨터 등 실용적 동아리가, 최근에는 밴드 웹툰 등 문화 동아리가 인기라고 한다. 밴드 동아리는 지원자가 많아 새벽 까지 오디션이 진행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다. 이를 바라보는 불교 등 종교 동아리는 부럽기 그지없다. 학교 법당이 좁아 복도 밖에 까지 서서 법회를 보던 시절은 먼 과거로 흘러갔고 이제는 있던 불교학생회 마저 문을 닫거나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학생들이 제 발로 법당을 들어설 때는 종단 차원의 무관심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지원을 하지 않으면 학원가에서 불교가 생존할 수 없다. 

종교 동아리가 인기가 없다고 해도 기독교 천주교는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인다. 하교 시간 학교 앞을 가면 인근 교회에서 나온 전도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사탕을 나눠 주며 꼬드기는 방식은 옛날 식이다. 교회에 대한 반감이 커져 종교 표시를 내지 않고 아무런 조건 없이 나눠준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보일만한 퀴즈나 문제를 내고 교회로 찾아오면 선물을 주기도 한다. 대학에서는 신입생의 짐을 함께 나르며 친밀감을 보이기도 하고, 여론조사를 가장해서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열정을 발휘하고 시간을 내는 이유는 한 가지다. 그들이 믿는 가르침이 옳고 세상을 구제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는 어떠한가? 신도수가 줄어든다고 아우성을 하면서도 대책을 수립하지도 지원을 하지도 않는다. 보다 못한 신도회 등에서 사찰을 찾아 지원을 부탁하러 갔다가 상처만 받고 돌아왔다느니, 해외유학생, 상사주재원이 유학 온 스님을 붙잡고 법회를 간청했다가 매몰차게 거절당했다는 등의 사연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 됐다. 

불교는 전법에 관심이 없는 종교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법(傳法)으로 오늘날 세계적 종교로 우뚝 섰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길을 떠나라”고 인도하셨다. 둘이서 아닌 홀로 떠나라고 하셨던 부처님께서도 전법의 길을 나섰다. 성도(成道) 후 45년을 길 위에서 뭇 중생들을 만나 고통에서 벗어나 안락을 얻는 길을 일러주셨고 길 위에서 열반에 드셨다. 출가 수행자는 석가모니 부처님처럼 중생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길을 가는 안내자이다. 

신입생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캠퍼스를 누비는 3월만이라도 포교에 관심 갖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376호/2018년3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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