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불자로 살아갈 것인가

7~38품 성불과정 5단계 설명
삼보에 대한 열 가지 믿음 등
가슴시리도록 절절한 가르침

7처9회의 설법 가운데 제2회 설법부터 제8회의 설법까지는 모든 중생이 보살이 되어 성불해가는 과정을 52가지로 보여주고 있다. 제2회의 설법은 첫 번째 법보리도량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인 보광명전에서 설한 ‘여래명호품’, ‘사성제품’, ‘광명각품’, ‘보살문명품’, ‘정행품’, ‘현수품’의 6품이다. 

부처님이 성불하던 그 무렵, 근처에 살던 용(龍) ‘나가’는 밤낮으로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불꽃잔치를 보면서 자기도 이곳으로 부처님을 보고 싶어 신통력으로 ‘광명으로 온 누리를 비추는 집’인 보광명전(普光明殿)을 건립하고 부처님을 초청해 법문을 듣게 된다. 북한산 자락에 있는 진관사에 가면 ‘나가원(那迦院)’이란 전각이 있는데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싶었던 용의 이름을 넣어 바로 법을 듣는 장소로 이름을 넣은 것이다. 축생도 이런 기특한 마음을 내는데 사람으로 태어나 불자가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이 여겨야 한다. 

‘나가’의 청을 받고 오신 부처님은 광명각품에서 중생을 위해 두 발바닥에서 100억 광명을 훤히 드러내 온 세상을 광명으로 찬란하게 빛나게 했다. 왜 발바닥에서 광명을 내셨을까. 발바닥은 우리가 딛고 서는 근본이 되기 때문에 불자로서 마음을 굳게 세워야 하는 것은 바로 부처님에 대한 신심이 근본이 되기 때문에 10가지 신심인 십신(十信)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 즉 제2회 설법의 주제는 ‘어떻게 믿음을 성취할 것인가’이며 문수보살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중생을 위하여 설법한다. 보살이 성불해 가는 과정이다.

제7품은 여래명호품(如來名號品)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부처님의 이름, 명호를 통해 그 분들의 능력인 위대한 지혜와 자비의 덕으로 신업(身業=身密)에 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며 부처님에게 믿음을 내게 한다.

제8품은 사성제품(四聖諦品)으로 4가지 성스러운 진리인 고집멸도(苦集滅道)를 10가지 씩 설명하며 부처님의 법문능력인 구업(口業=口密)이 무한함을 알게 하고 무엇이 부처님의 설법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인지 확실하게 믿게 한다.

제9품은 광명각품(光明覺品)이다. 광명으로 깨달음의 경계를 나타내는 부처님의 의업(意業=意密)에 관한 품이다. 지혜의 광명, 깨달음의 빛의 자리에서 문수와 9명의 보살들이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한다. 이로써 믿음의 의지가 되는 신구의 삼업, 즉 삼밀로 무한하고 한량없는 부처님의 모든 것을 문수보살을 통해 알게 되니 바로 승보에 믿음을 내게 하니 불법승 삼보에 관한 믿음이 형성되게 한다.

제10품은 보살문명품(菩薩問明品)으로 어떤 의심을 버려야 믿음이 온전하게 생기는지 대한 모든 진실을 해명하는 품이다. 먼저 중생의 현실을 알게 하고, 부처님이 중생을 교화하시는 모습을 보게 하고, 좀 더 나아가 직접 교화에 의한 수행을 하게하고, 마침내 부처님이 되는 불가사의한 세계를 통해 청정한 신심을 내는 발심의 자리다. 불자로서 가야할 신행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제11품은 정행품(淨行品)으로 우리가 믿음을 지니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세세하게 알려주는 방법론이 담긴 품이다. 정행(淨行), 청정한 수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바로 청정한 신심을 지니고 실천해야 하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주면서 이과성덕(離過成德), 허물을 끊고 덕을 이루는 3업 청정을 기본으로 계정혜 3학 수행을 보여주고 있다.

제12품은 현수품(賢首品)으로 문수보살의 요청으로 현수보살이 믿음을 실천하는 방법론을 357개의 게송을 통해 믿음의 공덕을 찬탄하는 품이다. 믿으면 이렇게 된다는 증거를 보여주며 여기서 해인삼매, 화엄삼매, 인드라망삼매로 만물을 비춰 보인다. 

첫 번째 설법에서 성불에 관한 가르침을 하고, 두 번째 설법인 7품부터 38품까지 보살이 성불하는 과정을 5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그 첫 번째 단계인 십신(十信)은 보광명전에서 낡은 믿음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롭게 믿음에 관한 모든 것을 문수보살이 우리에게 설하고 있다. 정행품과 현수품은 어떻게 불자로 살 것인지, 중노릇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초심의 가르침이 가슴시리도록 구구절절이 담겨져 있다.

[불교신문3376호/2018년3월17일자] 

원욱스님 서울 반야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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