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학교가 2월에 졸업하고 3월에 개강하는 것처럼 불교대학도 2월 졸업, 3월 개강으로 바쁘다. 우리 종단은 전국 145곳의 불교대학을 두고 있다. 사찰이나 단체에서 운영하지만 종단 인가를 받아 종단법령에 따라 교육하는 공식 신도전문교육기관이다. 

불교대학이 수행하는 역할은 지대하다. 불교대학은 신도법에 의한 전문교육기관이다. 1년 과정의 불교대학을 이수하면 ‘부동’의 신도 품계를 받고 포교사 고시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무엇보다 진성불자를 양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불교대학이 갖는 위상은 막강하다. 불교대학에서는 <불교입문> <불교개론> <부처님 생애>를 필수 이수 과목으로 배우고, 문화 교양 인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공부한다. 불자로서 지녀야 할 기본적인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는 데서 나아가 인문 문화 소양을 갖춘 사찰 신도 지도자로 품성을 배양하는 것이다. 수행과 봉사도 불교대학 필수 과정이다. 불교공부는 나를 비우고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기르는 공부다. 

그러나 이는 지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자신의 아만과 싸우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문자 몇 마디로 해결되지 않는다. 집착과 욕심을 버리고 부처님 가르침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강도 높고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과정이 수행이다. 수행과 함께 꼭 필요한 공부가 자비행이다. 자비행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배우는 공부다. 불교는 다른 사람과 화합하는 지혜를 길러준다. 불교는 사람과 더불어 살면서 자신을 태워 주변을 밝히는 촛불과 같고 진흙 속에 발을 딛고 살면서도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지혜와 자비를 갖춘 인간으로 새로 태어나게 한다. 그 수단은 오직 자비행 밖에 없다. 불교대학 교과 과정의 30% 가량을 수행과 자비행에 할애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불교대학을 졸업하는 년 5000여 명의 불자들은 각 사찰에서 1년간 배우고 닦은 부처님 가르침과 지혜를 사찰을 외호하고 신도들을 이끄는 지침으로 삼기를 당부한다. 

종단과 사찰에서 불교대학 운영과 관련하여 몇 가지 당부를 한다. 몸이 불편하거나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종단에서는 온라인 불교대학을 개설하였으므로 원력만 있다면 불교대학 과정을 이수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사찰은 갓 입문한 신도는 물론 기존 신도들도 다시 한번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도록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자원봉사 교육 과정을 충실하게 실행할 것도 주문한다. 자비행이 사찰 봉사로 그치거나 형식적으로 흘러서는 교육 효과가 없다. 종단이나 교구본사와 상의해서 자원봉사 과정은 반드시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일부 불교대학에서는 신규 수강생, 즉 새로운 불자가 유입되지 않고 기존 신도가 대학을 옮겨가며 공부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양한 강사를 영입하지 못하고 주지 스님 혼자서 강의하는 사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문제는 종단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주문한다. 

[불교신문3370호/2018년2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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