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비유로서 가르침을 설명하는 이야기들이 만화와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신과함께’가 개봉한지 20여일 만에 1200만명 관객을 동원하면서 전국적으로 세대, 계층, 종교를 초월해서 주목을 받는 영화가 되었다. 이 영화는 이미 웹툰으로 출시되고 만화로 발매되어 많은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영화를 불교계의 관점에서 보면 49재를 소재로 한 매우 진부한 내용이지만 그것이 출판과 영상 매체와 결합하면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중국 당대의 삼장법사 현장스님의 구법기를 모티브로 한 만화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이 불교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신세대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에 화엄경 입법계품의 선재동자 구법기를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영화를 제작하여 전세계로 수출한 바 있다. 그런데 불자들조차도 그 만화영화가 불교를 소재로 한 것인 줄도 모르고 즐겼다. 그렇게 어려서 부터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지금은 60대에 접어들면서 환타지 영화의 소비층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불교계에서 할 일은 만화나 영화를 직접 제작하려고 하기 보다는 스토리 작가, 영화감독 등에게 불교 스토리를 들을 전해주고 그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우리의 산하, 명산대찰,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 숨쉬는 역사속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일이 불교계가 영상포교 시대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에 관심을 갖는 청소년들을 위해 각종 경시대회, 웹툰 대회, 경연대회, 전시회 등을 개최하여 격려하고 지원하는 것이 미래 포교를 위한 초석이 된다는 사실을 불교계에서는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불교신문3362호/2018년1월20일자] 

김응철 논설위원·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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