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판도매업체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송인서적’의 부도로 새해를 시작한 지난해 국내 출판시장은 촛불혁명과 조기 대선 등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그 어느 해보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선거와 국제 스포츠 경기 등에 민감한 국내 출판계의 2018년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오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7월 러시아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빅 이벤트’가 서점가에 주는 영향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예년과 같은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중소규모 출판사들이 많은 불교계 출판시장은 지난해 국내외 저자들의 명상서를 필두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나름 선전했지만, 올해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역시 지속되는 불교출판 시장의 열악한 여건 속에 소위 ‘돈이 되는’ 대중서에 대한 쏠림현상이 이어졌고 불교학술서와 어린이, 청소년 관련 불서들은 열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불교학자 등 국내 저자의 불교학술서 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에는 국내 대학의 전임강사 이상 학자들이 한국연구재단에 등재할 단편논문에 열중한 나머지 많은 분량의 원고가 필요한 학술서 출간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실제 불교학술 전문 출판사에서는 관련 책을 내고 싶어도 출판 기준에 부합하는 원고를 구하지 못해 출간하지 못했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린이, 청소년 불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진행한 ‘제14회 불교출판문화상’ 공모에 출품된 어린이, 청소년 불서가 전무했던 것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처럼 녹록치 않은 출판시장에서 올해 불교출판계가 한 발 더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부대중의 관심이 절실하다. 책을 구입해 읽어주는 독자가 늘어야 시장도 더 넓어진다. 올해는 불서를 찾는 불자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불교신문3362호/2018년1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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