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시간, 죽비로 경책을 받고 있다. 주한미군 군종장교들에게는 낯설지만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미연합사 22명 봉은사 찾아
참선 다도 등 템플라이프 체험

푸른 눈의 외국인들에게 참선은 난감하다. 가부좌 자세를 잡아보지만 허리가 굽어 볼품이 없다. 어색한 자세로 한국불교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모습은 어린 아이 같기도 하다. 지난 12일 봉은사를 찾은 주한미군 군종장교들이 그랬다.

매튜 와이사키 군목사 등 한미연합사령부 미군 군종장교 22명이 서울 강남 봉은사를 방문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템플라이프 체험을 위해 국방부 군종정책과의 요청으로 찾아온 특별한 손님들로, 주한미군 군종장교 가운데 봉은사 템플라이프 체험을 신청한 이들이다.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 군종장교들은 12월12일 봉은사에서 한국불교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탑돌이를 하는 미군 군종장교들.

국방부 군종정책과장 김갑영 법사는 “한국에서 근무하는 미군 군종장교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불교문화를 소개함으로써 두 나라 군종장교들의 업무 교류와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국에서 근무하지만 정작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해볼 기회가 없었던 주한미군 군종장교들에게 봉은사는 모든게 신기했다. 스님들의 설명에 따라 참선과 다도를 배우며 새로운 문화를 익히는데 애썼다. 참선시간에는 경책으로 죽비를 맞아보기도 했다.

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 군종장교들은 12월12일 봉은사에서 한국불교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파가 몰아닥쳤음에도 사찰 곳곳을 돌아보며 전각과 그 안에 모셔진 부처님과 불화에 대한 설명을 듣는 그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신발을 벗고 법당을 들어가는 것도 이들에게는 생소한 광경이다. 불자들을 만날 때마다 스님이 가르쳐준 합장인사를 하며 맑게 웃기도 했다.

무스타파 라우첸 군목사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며 “신발을 벗고 기도하러 들어가면서 색다른 문화를 체험했고 그동안 내가 알던 자신이 아닌 새로운 나를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와이사키 군목사는 “명상이 처음에는 쉬울 줄 알았는데 하고나니 생각보다 어려웠다”며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이 계속됐는데 노력하다보니 나중에는 내적인 평화가 왔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주한미군 군종장교 봉은사 템플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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