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부터 21일까지,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2층 전시관 ‘결’

주성진 作 '약사여래불'.

둥근 얼굴이지만 가늘게 찢어진 눈, 뭉툭한 코에 굳게 다문 입이 오묘한 분위기를 낸다. 서방 극락정토를 주재하는 아미타불, 모든 중생의 아픔을 감싸 안는 약사여래불 눈이 어딘가 무심해보이면서도 따뜻이 아래를 향한다. 가장 한국적이고 불교적이면서도 친근하고 정겨운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겨온 조각가 주성진 작품들이다.

목조각가 주성진 개인전 ‘과거로부터 이어진 일상’이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2층 전시관 ‘결’에서 열린다. 30여 년 전 목조각을 시작해 불모(佛母) 일섭스님 후학들로 구성된 일섭문도회에서 활동해온 주성진이 여는 첫 개인전이다.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능숙한 조각솜씨로 세련된 작품을 선보여온 주성진이 지난 수십년간 공들여 온 작품, ‘석가모니불’, ‘지장보살’, ‘문수·보현보살’, ‘간절한 기도’ ‘흔들림’ 등 37점을 내놨다.

주성진 作 '아미타불'.

제28회 불교미술대전 특선, 제29회 불교미술대전 우수상을 연이어 받으며 저력을 입증했다. 한국문화재기능인 작품전, 일섭문도회전, 금호문도회전 등 다수 단체전에 참가하며 작품을 알렸다.

지인에게 끌려 나간 자리에서 불상 조각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조각세계에 입문했다는 주성진은 가족처럼, 친구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전하는 작가다. 전통 조각가로서의 삶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나아가 오늘의 변화를 통해 내일의 독자적이고 독창적 모습을 만들어가는 데 의미를 두고 나무결에 혼을 담아낸다는 그의 의지처럼, 그의 작품은 갈수록 심화되는 현대의 인간성 상실에 대한 사회적 경고를 상기시킨다.

개인전 첫 전시 주제를 ‘과거로부터 이어진 일상’으로 정한 것에 대해 작가는 “오늘의 나는 과거로부터 왔고, 현재의 행위는 다시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한국 미술의 전통 불상조각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담아낸 지난한 세월이 담긴 첫 전시”라고 언급했다.

전통적 관습 보다 예술적 실험으로 새 가치를 끊임없이 창조하고자 하는 주성진의 지난 30년이 함축된 전시다. 

주성진 作 '불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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