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출신 도연스님 페북 인스타 유튜브서 활약 중

도연스님을 지난 20일 동국대에서 만났다.

스티브잡스가 개발한 스마트폰은 인류의 생활을 바꿨다. 음성, 영상통화, 문자 수신부터 티비, 라디오 등 모든 전자기기가 손 안에 들어온 셈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과 연결되면서, 포교방법도 다양해졌다. 스님들도 이제 사찰을 벗어나 스마트하게 세상과 소통한다. 젊은 스님일수록 스마트폰을 더 알차게 활용한다. “SNS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하는 스님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과 만난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도연스님도 여러 채널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동국대 인도철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에 재학 중인 스님을 지난 20일 학교에서 만났다.

며칠 전 울산을 다녀왔다는 스님은 UNIST 울산과학기술대학교에서 열리는 TED강연에서 특강을 했다고 한다. TED는 미국 비영리재단이 운영하는 강연회로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유럽이나 아시아에서도 TEDx란 형태로 진행되는데 스님이 참석한 UNIST TED가 그런 자리다. 이 시대를 사는 대학생들의 고민은 주로 진로다. 스님은 진로를 두고 걱정하는 대학생들에게 삶이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출가를 흔히 ‘위대한 포기’라고 한다.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포기가 동반된다. 꿈을 위해 과감히 포기해보는 도전을 해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특히 스님은 카이스트 재학 중에 있던 에피소드를 나누며 학생들과 공감하려고 노력했다. 불교를 접해본 적 없는 청춘들은 그 좋은 학교를 졸업해 유명 기업에 취업하는 대신 출가의 삶을 택한 스님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도연스님은 20대 청년들과의 공감과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대중법문을 하는 어른 스님들이 법납도 높고 경륜이나 지혜 면에서도 뛰어나지만,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청년들과 소통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며 젊은 스님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인 스님들 가운데도 젊은 스님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 승가대학에서 공부하다보면 사회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없다. 사찰승가대학이나 학교 기숙사에서 단체생활을 하다 보니 개인시간을 내기가 더 어려운 까닭이다. “젊은 스님들은 SNS 활용도 쉽고, 또 청소년과 청년기를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 공감능력도 크다”며 불교가 10대부터 30대까지 포용하려면 갓 출가한 패기 넘치는 스님들이 활약할 수 있게 마당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도연스님도 누구보다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카카오스토리, 다음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구글플러스, 밴드, 카카오톡플러스 등 스님이 운영하는 SNS 프로그램만 해도 10 여개에 달한다. 방송활동도 한다. BTN라디오 ‘울림’ 원년멤버인 스님은 내년도부터 프로그램 진행을 준비 중이며, BBS ‘자용스님의 최고의 하루’ 목요일 고정게스트다. 또 봉은사 판전, e-붓다 등 불교매체에도 글을 연재한다.

SNS에 스님은 일상에서 느끼는 고민을 공유한다. “그냥 고민을 올리는 건 근심과 걱정을 나누는 것에 불과하다”는 스님은 “고민 끝에 나름 답을 도출한 것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있다. 그러다보면 희망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년 전부터 유튜브에는 명상법이나 호흡법 관련 영상을 올린다. 명상의 세계를 체험하면서 출가를 결심했다는 스님은 사람들에게 명상법을 지도하는 게 스님의 기쁨이다. “SNS활동이 매개가 돼 북콘서트나 명상법 강의 때 찾아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 SNS로 소통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도연스님 페이스북

도연스님은 출판, 강연, 방송 등 미디어를 통한 활동이 오늘날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포교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출가자로서 큰 삶의 방향을 깨달음이라고 뒀을 때 내가 어떻게 깨닫고 사람들을 어떻게 깨닫게 하는지에 대한 방법은 다양할 것 같다”며 “내가 행복하고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미디어를 통한 포교”라는 것이다. 누구든 관심 있는 사람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어 준비한다면, 보다 쉽게 불교를 알릴 수 있다.

SNS를 통해 불교를 알리는 선두주자로 혜민스님을 꼽은 도연스님은 “혜민스님 같은 스님이 많아져서 세대를 뛰어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불교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쉽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교육원에서 학인 스님을 대상으로 한 염불이나 설법시연 등이 스님들의 잠재능력을 끌어내는 좋은 매개가 되고 있다”며 “젊은 스님들이 SNS를 통해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해나간다면 불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불교신문 3348호/ 2017년 11월25일자]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