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은 타인과 더불어 크게 기뻐하지만 

반드시 기뻐하는 건 아닙니다. 

타인이 남에게 적은 즐거움이라도 주는 것을 볼 때 

마음이 크게 기쁩니다

(菩薩與他大樂不必歡喜, 見他與人少樂心大歡喜).

  - <대장부론> ‘승시타고품’ 중에서

 천성이 착한 사람은 남이 욕하고 괴롭혀도 맞장구쳐서 함께 성내거나 미워하며 싸우지 못한다. 차라리 그 자리를 피할지언정 험담도 차마 하지 못한다.

 절에 와서도 늘 남의 칭찬만 하는 보살님이 계신다. 누구는 일주일에 두 번 씩 무료급식소에 나가 밥과 반찬을 하며 늘 웃는 얼굴로 봉사를 한다는 것이다. 또 누구는 절에 올 때마다 시킨 것도 아닌데 수건을 빨아 법당을 닦는다는 것이다. 또 누구는 유머가 있어서 사람만 모이면 즐겁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보살은 십바라밀을 실천하는 완벽한 존재는 아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엄마. 배고파” 하면, “그래. 밥 차려줄게” 대답하는 그런 분이다. 배고픈 이에게 밥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는 이다. 의지처가 되고, 부르면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이다. 남이 착한 일 하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다. 이런 분들은 천성(天性)이다. 

[불교신문3333호/2017년9월27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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