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은 일체 중생에게 평등한 자비심을 내며 

악행 중생을 배나 불쌍히 여기는데, 

비유하자면 큰 부자가 외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골수에 사무치듯 

보살이 일체 중생 사랑하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 

- <대장부론> 요익타품 

가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나 못들을 말을 들었을 때 그러하다. 기림이나 칭찬은 어느 정도 감정의 기복이 적고 오히려 부끄러움만 더할 때가 많지만 못들을 말을 들었을 때는 감정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다. 

동진 출가하여 승랍이 60년이 다 된 스님을 만났었다. 나름 한 지역의 유명한 스님이시다. 그 스님도 아마 실수였는지 하지 말아야 할 남의 험담을 내 앞에서 하였다. 차라리 나쁜 일에 대한 험담이었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남의 좋은 일에 대한 질투와 험담이었다. 못 참고 어른께 한 마디 쏘아붙이고 돌아온 그날 밤새도록 앓았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앓았다. 갓 출가한 이만도 못하다고 비난도 하였다. 그러나 곧 알게 된 건 내 중생심만 밤새 혼자서 드러냈다는 것이었다. 일체 중생을 사랑한다는 것에는 승속의 구분이 없다. 사랑에 국경이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사랑에 승속의 대상을 정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사랑의 주체도 사랑하려는 이가 바로 보살이다.

[불교신문3329호/2017년9월13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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