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지혜가 담겨 있는 불서(佛書)는 불자는 물론 각박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마음의 묵은 때를 벗길 수 있는 대표적인 양서로 꼽힌다. 불교경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불교입문서에서부터 스님들의 일상이 담긴 에세이, 참선과 명상 수행 안내서에 이르기까지, 불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등불을 제시해 준다. 이런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지난 2009년 제33대 총무원장 취임한 이래 매년 명절 마다 불서 2500여 권을 구입해 불교계 안팎 다양한 인사들에게 불서를 보내며 온정을 나눴다. 더욱이 불교계 지도자의 이 같은 보시는 불서 읽는 문화 확산에도 기여하면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불교출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도 받고 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불서 보시는 취임 후 처음 맞은 명절인 2010년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시작됐다. 당시 조계종 교육원 부처님의 생애 편찬위원회가 펴낸 불교입문서 <부처님의 생애>를 각계에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부처님오신날과 추석 명절에도 불서 보시는 이어졌으며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014년 제34대 집행부 출범 후 맞는 첫 번째 명절 선물도 불서를 선택했다. 당시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설날을 앞두고 “이웃에 기쁨을 더해 주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어 가는 한 해를 발원하면서 귀한 날을 맞아 두 권의 책으로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고자 한다”며 <나는 문학으로 출가했다>와 <마음아 행복하여라> 등 불서 2권을 사회 각계 인사 2500여 명에게 선물했다. 이 가운데 <나는 문학으로 출가했다>는 불교신문에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문학인의 불교인연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기획기사를 보완해 단행본으로 엮은 구도 에세이다. 총무원장 스님은 “세상이 어려워질수록 마음까지 편안히 해주는 치유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면서 “두 권의 책과 함께 마음이 편안해 지는 설날이 되길 기원한다”고 새해 덕담도 함께 전했다. 

이와 더불어 총무원장 스님은 직접 선물할 책을 선별하는 것은 물론 책 속에 동봉하는 편지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종교인이 읽어도 불편하지 않는 불서’, ‘지혜를 증장시키고 화합의 기운을 충만케 해주는 책’ 등이 총무원장 스님의 책 선별기준이라고 한다. 이렇게 고른 책들은 받은 이들에게 감동을 추기에 충분하다. 실제 2014년 9월 추석 때 불서를 받은 경기도 소재한 소방서의 서장은 “총무원장 스님께서 보내주신 책 <사람의 맨발> 표지사진을 보고 문득 제 어머니의 발이 떠올랐다”면서 총무원장 스님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당시 그는 편지를 통해 “우리 주변이 온통 손과 발뿐만 아닌 마음에도 옹이 박힌 채로 살아가는 요즘”이라며 “여러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옹이진 마음에 가르침을 받으라는 뜻으로 알고 우리 소방서 도서관에 비치하여 직원들이 널리 읽도록 하겠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따뜻한 마음을 담아 정성껏 준비한 불서 한 권이 종교를 초월해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당신은 부처님>, <탄허록>, <숲에는 갈등이 없다>, <붓다브레인>, <하늘이 감춘 땅>,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 <현문우답>, <마음 밭에 무얼 심지>, <들을수록 신기한 사찰 이야기>, <오체투지>, <모두가 지켜야 할 계율이야기> 등 그 동안 선물한 불서만 30여 종 12만여 권에 달한다. 오는 10월30일 두 번째 임기를 마무리하는 총무원장 스님은 올해 추석을 앞두고 현직 총무원장으로서 마지막 불서 보시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는 어떤 책으로 대중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불교신문3328호/2017년9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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