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으로 청소년 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이에 대한 근본해법을 담은 교양서들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은 왕따와 자살 등 여학교를 둘러싼 청소년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국내영화 ‘천 번은 불러도’의 한 장면.

부산 여학생 폭행 사회적 공분
학원폭력 대책 마련 요구 높아

불교상담에서 인성 교육법까지
자녀와 부모 위한 인문교양서들

“교문 나서는 순간 삶 원동력은
교사, 친구에게 받은 따뜻한 정”

최근 또래 여학생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른 ‘부산 여학생 폭행’에 이어 강릉, 아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0대들의 범죄행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급기야 온라인에서 ‘소년법 폐지’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갈수록 잔혹해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고 높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 등으로 갈수록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청소년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었다. 더욱이 국내 학원폭력의 심각성은 이미 일정 수위를 넘었다는 진단을 받은 지 오래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문제에 근본적인 해법을 전해줄 불교계 안팎의 교양서들이 눈에 띈다.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대입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지쳐있는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춘 설득력 있는 해결방안을 펼쳐 보인다.

내 마음, 어디까지 알고 있니

임인구 지음·용정운 그림/ 불교신문사

먼저 ‘젊은 불교상담사’ 임인구 실존상담연구소장이 지난 2015년 불교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아 책으로 펴낸 <내 마음, 어디까지 알고 있니?>에서는 청소년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사례가 담겨 있다. 저자는 학업에 지쳐 있는 대한민국 ‘중·고딩’에게 어른들이 기껏 힐링 차원에서 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너는 세상의 주인공이야” 등은 잠깐 위로에 그치는 말잔치로 의미 없다고 말한다. 대신 “각박한 사회와 마주한 요즘 청소년들에게 ‘화’가 많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 화를 다스리지 못하면 더욱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스스로에게 관심을 주고 안쓰러움을 알아가는 ‘자비의 감수성’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누드본능

최상균 지음·김종렬 그림/ 글앤북

또한 최상균 전 남양주 광동고 교장이 퇴임을 앞둔 2015년 교육현장에서 느낀 소회를 펴낸 <누드본능>에서는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책 제목에는 아이들이 가진 순수하고 소박한 민낯을 길러주는 일이 바로 교육이라는 저자의 교육철학이 담겼다. 그는 “아이들을 성적에 의해 줄 세우고, 잘못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것으로, 때론 문제아를 학교에서 퇴출시키는 방식은 교육이 아니다”라며 “교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맞닥뜨리는 삶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힘은 스펙이나 실력이 아니라 교사와 친구들로부터 받은 보살핌과 따뜻한 정”이라고 강조한다.

분노수업

아룬 간디 지음·이경식 옮김/ 세종서적

이와 더불어 저자 아룬 간디는 ‘위대한 성자’ 마하마트 간디의 다섯 번째 손자인 아룬 간디가 최근 펴낸 <분노수업>은 화를 참지 못해 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소년 시절 아룬은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면서 분노를 조절하는 법과 분노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꿔 삶의 원동력으로 삼는 법을 배웠다. 간디는 손자인 아룬에게 모욕감, 증오, 우울, 무력감 등의 감정을 어떻게 극복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는지 11가지의 인생 지혜를 통해 들려준다.

인성 뿌리교육

강충인 지음/ 과학사랑

미래교육학자인 강충인 건국대 교육원 교수가 최근 펴낸 <인성 뿌리교육>에서는 4차 산업시대 미래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유일한 교육방법으로 ‘인성교육’을 꼽았다. 정보시대에서 인성은 양심과 신뢰로 거래를 이끌어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인성을 만드는 뿌리교육은 핵가족시대의 치열한 정보경쟁에서 개인의 능력을 인정받는 사회성과 창의성을 창출시킨다. 인성의 본질과 3가지 핵심교육방법을 제시하고, 밥상머리 교육을 비롯해 인격과 도덕을 키우는 방법,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끌어가는 사회성 및 공생공존의 인성교육방법, 그동안 인성교육이 실패한 원인과 그에 대한 대비방법, 인성교육 실천을 위한 배려와 나눔, 협동과 협력, 갈등관리 사례 등을 담았다.

이외도 미국 행동주의심리학자 앤서니 비글런이 지난 5월 출간한 <아이의 성장을 위한 과학적 생각들>도 부모와 교사 등 어른들이 청소년 문제를 줄일 수 있는 행동수칙을 담고 있다. 저자는 제도의 부재로 인한 빈곤과 특정 계층의 이익에만 집중해 일어난 경제적 불평등, 기업의 청소년 대상 마케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사회에 적합한 양육환경을 창출하기 위해 △친사회적 행동을 가르치기 △문제행동에 연루될 만한 기회와 외부적 영향력을 관찰 및 제한하기 △심리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친사회적 가치 추구하기△갈등과 강압, 빈곤 등 사회적으로 유해한 조건 최소화하기 등을 제안한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