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열린 ‘제10회 타이페이국제불교용품 및 조각예술품전’을 찾았다. 대만 타이페이국제불교용품전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지만 대만에서 열리는 유일한, 최대 불교박람회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보다 규모는 작지만 대만을 비롯해 티베트 일본 등 다양한 아시아 불교 산업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 타이페이국제불교용품전에 올해 ‘한국관’이 처음 들어섰다. 그간 중국 샤먼 등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해온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이번엔 대만 시장에 국내 업체와 불교 미술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국관’을 내놓으며 중화권 공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범종 제작업체인 성종사 등이 몇 년 전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바 있지만, ‘한국관’이라는 이름 아래 한국을 대표하는 불교 상품 및 작품들이 하나로 모인 적은 없었다. 

현장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중국, 홍콩, 싱가폴, 태국, 베트남 등 전 세계에 범종을 수출하며 인지도를 높여온 성종사 부스는 세계 최대 사찰인 불광산사 범종 제작으로 이미 대만에서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서칠교 작가의 장난기 많은 불상과 포대화상을 본 대만인들은 연신 “한국 부처님은 다 이런가요?”하며 질문 공세를 쏟아냈다. 우롱차를 사러 온 주부, 채식 음식을 사러 온 스님 등 범종, 조각. 불상, 나전칠기 등 한국만의 색을 낸 부스에 눈길을 주는 관람객이 적지 않았다.

대만은 일상 속 불교가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나라다. 불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지만 대만 인구 70% 가까이 불교와 도교를 믿는다고 알려져 있다. 초하루 법회가 되면 사찰에 가는 한국 불자들과 달리 대만은 집집마다 불상을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때마다 예불을 올린다고 한다. 그만큼 채식과 다도 문화도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달돼 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이미 국내서 독보적인 브랜드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불교 산업과 한국 전통 문화 상품은 모두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눈앞의 경제적 이득, 단순한 포교의 목적이 아니라 한국 전통 문화를 알리려는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지치지 않는 노력이 지금의 성과를 만든 셈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인 중국 진출의 교두보인 대만 시장에 첫 선을 보인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시도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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