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 확산 앞장서는 명원문화재단

 
세계 명품 차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명원세계차박람회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COEX)에서 열린다.

■ 명원세계차박람회, 오는 24일 개막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영국 등
세계 명품 차 직접 만들고 맛봐

각국 차 전문가 릴레이 특강 기대
다도 예절 통한 인성 교육도 다채

커피가 대세라지만 차 한 잔의 풍류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귀가 솔깃할 희소식 하나. 세계 명품 차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명원세계차박람회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COEX)에서 열린다. 따뜻한 물에 손쉽게 우려낼 수 있는 티백부터, 여러 재료를 섞어 보다 풍부한 향을 내는 블렌딩, 제대로 된 다례(茶禮)와 다법(茶法)을 갖춰야 제 맛을 내는 차까지, 무더위에 지치고 온갖 스트레스로 심신이 피곤한 요즘, 차 한 잔이 주는 꿀맛 같은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코엑스로 발길을 돌려도 좋다.

2014년 첫 문을 연 명원세계차박람회는 한국 전통 차의 맛과 멋을 알리고자 시작됐다. 한국 다도 문화에 있어 선구자 역할을 한 명원 김미희 선생과 그의 둘째 딸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의 원력이 그 바탕이 됐다. “모친이 뿌린 역사와 전통을 후대에 전승하는 것이 내 몫”이라던 김의정 이사장은 명원세계차박람회를 가리켜 ‘우리나라와 세계의 차 문화가 만나는 민간외교 교류의 장’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정도다. 

김 이사장의 말처럼 명원세계차박람회는 길지 않은 역사라 할 수 있지만 그간 세계 20여 개 국과 꾸준히 교류하며 한국 전통 차문화 확산을 주도해왔다. 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이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한 ‘명원국제차문화대상’, 다도 예절을 통한 청소년 인성교육을 꾀하는 ‘청소년 茶 문화대전’ 등 어려움 속에서도 차문화를 지켜온 다인들을 격려하는 것과 더불어 역사와 전통을 잇는 후배 인재 양성의 문을 연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명원세계차박람회는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 세계 명품 차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소통 창구로서의 기능을 해왔다. 해마다 열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영국, 터키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내로라하는 명품 차 다례 시연을 비롯해 세계명차품평대회, 다구 전시, 티아트 콘테스트, 차문화 심포지엄, 다기와 다구 명인전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그것. 국내외 차 전문가들의 릴레이 다도 시연과 ‘차’를 주제로 한 특색 있는 강연도 다른 차 박람회와 차별화되는 명원세계차박람회만의 특징 중 하나다.

올해는 1년 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게 참가자 라인업도 쟁쟁하다. 호주에서 온 셰린 존스톤 티마스터, 미국 ‘차’ 전문 작가 바베트 도날드슨, 유웨이 중국 차산업농업위원회 사무총장, 샨다나 아베이싱허 스리랑카 웨이얌바대 박사, 요리유키 나카무라 일본 시즈오카대 교수, 류춘콩 말레이시아 차협회회장, 한국의 <인성이 실력이다> 저자 조벽 교수, 유양석 한국차학회 부회장 등이 릴레이 시연과 특강을 맡아 그저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명원세계차박람회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다도를 통한 ‘인성 교육’이다. 명원문화재단이 추구하는 것은 다례를 배움으로써 길러지는 올바른 인성 함양으로, 정성을 다하는 차 자리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기르고, 예를 갖춰 마시는 차 한 잔은 성급한 마음도 금세 녹인다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

다도와 인성 교육을 접목한 프로그램이 올해는 더 다채롭다. 이번 박람회 참가자들은 ‘한국 다도 예절 교육’, ‘서양 어린이들의 티파티’, ‘일본 어린이들의 차교육’, ‘중국 젊은 세대를 위한 차문화 교육’ 등을 통해 직접 차를 우리고 마시는 기회를 갖는다. 세계 곳곳에서 방한한 차 전문가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외국의 차문화를 엿보고 시야를 넓히는 일은 덤이다. 스마트폰 세계에 갇혀 스스로 뿐 아니라 상대의 마음까지 외면하기 쉽거나, 빠르고 손쉬운 데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은근하고 차분한 멋이 있는 다도 예절은 ‘느림의 미학’을 엿보게 할 것이다.

불교에서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일상을 다반사로 일컫는다. 일상이 곧 수행이라는 가르침이다. 8월의 마지막, 명원세계차박람회에서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 곳곳에서 한 잎 한 잎 정성스레 손으로 따고 덖고 말린 차 한 잔의 향과 맛에 취하다보면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의 안정과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잊고 있던 여유로움을 되찾는 데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김의정 명원문화재단이사장.

“어머니 유지 이어 한국 차 우수성 알릴 것”
인터뷰/ 김의정 명원문화재단 이사장 

“한국 전통 차는 세계 어느 것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합니다. 한국 다도 문화의 선구자이자 근현대 여성운동가였던 어머니, 김미희 선생의 유지를 이어 우리나라 전통 차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에 대한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제 일이지요. 그런 점에서 명원세계차박람회는 민간 외교 교류의 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서울시 무형문화재 궁중다례(茶禮) 의식 보유자인 김의정 이사장의 ‘명원다례’에 대한 자부심은 남다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김의정 이사장이 이끄는 명원문화재단은 차와 관련해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를 이미 여럿 달았다. 1980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명원다례’ 발표회를 열고 국내 최초으로 ‘생활다례법’과 전통다례법(궁중다례, 사원다례, 사당다례, 접빈다례)을 시연한 데 이어 한국다실의 원형을 되살려 서울 우이동에 그대로 복원한 것도 명원문화재단이 처음이다. 김 이사장의 모친인 김미희 여사는 ‘한국 차 문화의식과 예절’ 등의 논문을 수차례 발표하며 전통 차 연구의 시작점에 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의정 이사장 또한 한국 차문화와 산업 발전에 있어 ‘씨앗’을 심은 김미희 여사의 궤적을 따르고 있는 중이다. 김의정 이사장은 “명원세계차박람회를 통해 우리나라도 이제는 ‘세계 차 생산 국가’ 지도에 표기되기 시작했다”며 “명원다례는 한국 고유의 예절과 한국 전통 차문화 예식을 겸비한 종합생활문화인 만큼 이를 우리 일상에서 얼마든지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대한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의정 이사장은 제대로 된 ‘다도 예절’이 몸에 배이면 ‘올바른 인성 함양’은 자연스레 따른다고도 강조했다. “다례를 단순히 차를 마실 때 필요한 예절로만 생각하면 안돼요.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법으로 봐야합니다. 마음가짐을 바로 잡고 차를 마실 때, 차와 함께하는 그 공간과 순간이 더욱 뜻 깊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 서로에 대한 존경과 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예를 갖추다보면 자연스레 다도 예절이 몸에 배이고 더불어 고운 인성도 함께 길러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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