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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웃음을 되찾아 주는 ‘돌봄’여성 청소년 위한 ‘행복한집’

위기ㆍ해체가정 청소년 대상

아파트서 함께 모여 살면서

서로 상처를 보듬고 사는 곳

 

수원 행복한집 원장 정석스님이 영민(가명, 19세)이와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7살 때였다. 부모와 이별한 영민이를 2달 정도 데리고 있다가 할머니와 연락이 닿아 보냈다. 다시 영민이를 만난 것은 초등학교 2학년이던 때. 할머니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해 경찰로 연계된 상태였다. 정석스님은 “영민이가 다시 시설로 왔을 때 지능이 낮아져 말도 잘 못하고, 학습이 도저히 안되는 상태였다”며 “정상적인 웃음을 찾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고 회고한다.

행복한집 원장 정석스님

영민이는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에서 주는 자립금과 스님이 매달 모아준 적금으로 전세방을 마련, 독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스님은 “지난 5월에 어버이날이라고 맛있는 것 사주러 온다더니, 자기들(시설 동생들)끼리 나가 놀고 오더라”며 “밝게 생활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산하시설인 ‘행복한 집’은 아동학대, 가정폭력으로 고통 받던 청소년을 보호하는 거주시설이다. 현재 6명의 여성 청소년이 생활하고 있다. 시설장은 비구니 정석스님이다. 지난 7일 만난 정석스님은 “중앙승가대 재학 중 원주 소쩍새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이 인연이 돼 봉사단체 몇 군데서 소임을 맡았다.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듬는 일에 특히 보람을 느끼던 차에 공동 가정생활 시설이 생기면서 시설장을 맡았는데, 어느새 20년 세월이 흘렀다”고 회고했다.

지금까지 행복한 집을 거쳐 간 아이는 20여 명. 주로 초등학교 때 들어와 만18세가 되면 독립해 나간다. 스님은 “고등학교를 마치고 시설에서 나가면 방 한 칸 구하기도 어렵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지 않다”며 “시설 입소 때부터 꾸준하게 적금을 부어주고 있는데, 이 돈이 작지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안산 대부도로 나들이를 떠난 행복한집 청소년들. 왼쪽 두번째가 정석스님.

“시설 아이들도 누구나처럼 사춘기를 겪어요. 그런데 학대라는 상처를 앉고 있다보니 더 심한 경우가 많아요. 특히 중학교시기에 가출에 무단결석 등 속을 썩일 때도 많죠. 하지만 그 시기를 잘 보내고 나면, 자신의 일을 찾아가며 성실한 성인이 되요. 묵묵히 바라보면서 마음자리를 찾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 자기를 지지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바른 자리를 찾아갑니다.”

정석스님은 행복한집을 거쳐 간 아이들 한명 한명의 에피소드를 떠 올렸다. 처음 시설에 왔을 때 화가 나면 언니들 칫솔을 변기에 담그고 마냥 울던 아이가 지금은 새침떼기 고등학생이 돼 있단다. 또 아버지가 사망하고 갈 곳이 없던 자매가 함께 들어와 지금은 둘 다 대학을 마치고 어엿한 사회인이 돼 있기도 하다. 스님은 그들에게 종종 불교 이야기도 전해주며 ‘마음을 항상 돌아보면 살라’고 가르친다.

“과거에는 사찰마다 아이들을 몇 명씩 키웠다. 당연했던 구호사업이고 복지활동이었는데, 그것이 법으로 금지되면서 복지사업의 형태가 달라져 아쉬움도 많다”는 정석스님은 수행과 복지가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중생의 이로움을 위해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종교는 대중 속에 있어야 합니다. 대중과 다른 이상을 추구할 때 종교는 자멸합니다. 불교가 우리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려면 대중 속에서, 대중을 위해 실천해야 합니다.”

[불교신문 3314호/2017년7월15일자]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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