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신도들 2000여 권 기증, 불서 1700권에 달해

새로 문을 연 도서관에서 불서를 읽으며 좋아하는 신도들.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스님)에 신도들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한 작은도서관이 마련됐다. 오늘(6월18일) 교육관 3층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주지 원명스님과 총무국장 진각스님과 신도들 30여 명이 참석해 봉은도서관 개관을 축하했다.

봉은사가 도서관을 준비한 것은 지난 연말부터다. 부처님 말씀과 선사들이 남긴 가르침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주지 스님은 교육관 일부 공간을 활용해 도서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도서관이 생긴다는 소식을 접한 사찰 스님과 신도들은 책꽂이에 꽂힌 불서 가운데 다른 불자들과 함께 나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을 기증했다. 그렇게 모인 책이 2000여 권에 달했다. 중복된 책을 추리고, 새롭게 나온 신간도 구입해 현재 도서관에는 2200여 권이 비치돼 있다. 이 가운데 1700권이 불서로 경전, 사전부터 불교문화 스님에세이 등 다양한 책들을 볼 수 있다.

봉은도서관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데 국가공휴일을 제외하고 오전10시부터 오후4시까지 문을 연다. 한 사람당 2권을 대출할 수 있는데 경내에서 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자원봉사자들이 도서관 운영에 익숙해지면 집으로 빌려갈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봉은도서관 개관식 테이프컷팅.

문헌정보학을 공부한 전공을 살려 자원봉사자로 나선 송선희(63)씨는 “자원봉사자 20여 명과 함께 지난 3개월 동안 기증도서들 목록을 작성하고 국공립도서관에서 사용하는 십진분류표를 사용해 일일이 책을 분류했다”며 “처음 접하는 일인데도 봉사자들 모두 열정을 갖고 일한 덕분에 도서관이 문을 열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을 이용하는 분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봉사자들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지 원명스님은 봉은도서관이 신도와 지역주민들의 쉼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님은 “불서를 읽는 것 자체가 수행이자 명상”이라며 “도반들과 손잡고 와서 책을 읽으며 부처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작은도서관으로 출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도서관을 설립해 신도들과 지역 주민 누구나 불서를 읽고 공부할 수 있어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서와 종교 관련 서적을 집대성 해서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편하게 와서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며 “좋은 책 비치하도록 관심을 갖고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송선희 씨가 봉은도서관을 안내하고 있다.
신도들과 함께 책을 보는 주지 원명스님
봉은도서관은 신도들의 자원봉사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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