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 무신론자 동아리 활동

‘무종교인' 미국서 2위 종교집단

과학문명과 공존할 ‘유일한 종교’

가섭스님 “참행복 찾는 노력할 것”

김성철 교수 “초기불교로…” 주장

Freethinkers(자유사상가).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 활동하는 무신론자 종교동아리이다. 취업과 학업으로 대학생들이 인문학과 종교 등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신론자 동아리가 활동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미국의 퓨 조사센터에서 발표한 2014년도 ‘종교지형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인구 가운데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은 무종교인은 22.8%인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도 조사 당시 무종교인은 16.1%에 비해 6.7% 증가한 것이다. 영국도 2014년 조사 결과 기독교인이 43.8%로 무종교인 48.5%로 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무종교인이 증가 추세다.

불교를 비롯한 기성 종교들이 신도 감소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상황에서 무종교인이 늘고 있는 현상을 짚어보는 세미나가 열렸다. <불교평론>과 경희대 비폭력연구소로 주최로 지난 18일 ‘무종교 시대는 오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83번째 ‘열린논단’에서 우혜란 박사(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는 “미국에서 무신론자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무신론(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어느 종교집단에도 속하지 않는 소위 ‘무종교인’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서구사회만 겪는 것은 아니다. 한국도 종교인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 갤럽 조사에 따르면 비종교인은 2004년 47%에서 2014년 50%로 늘었고, 통계청의 ‘종교가 없는 인구’는 2005년 47.1%에서 2015년 56.1%로 증가했다. 무종교인의 비율이 점차 상승 곡선에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우혜란 박사는 “‘종교’는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제도종교는 적어도 서구 일부 국가에서는 현재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현대인들이 점점 비 제도화된 종교성, 즉 제도종교의 구속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종교성, 영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구사회의 무종교인 증가 현상에 대해 김성철 동국대 교수는 “물질적인 풍요와 함께 과학적 사유와 세계관이 대두되기 때문”이라면서 “서구 종교가 지닌 신화적 허구성을 서구인들이 인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무종교인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기독교 등 서양 종교에 비해 불교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포교원 포교부장 가섭스님은 “2차 산업혁명 이후에 인간 존엄의 가치를 중시해 사회복지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겼다“면서 ”탈종교화 시대이지만 힐링이나 참 행복을 찾는 노력은 확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철 교수도 “서양에서는 불교가 미래의 종교로 새싹을 틔우기 시작했다”며 “(기존의 동아시아 불교가) 신화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초기불교에 근거한 본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인이 지닌 합리성이나 과학문명과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가 불교라는 점에서 무종교 시대가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다만 신화적인 요소에 의지하거나 일방적인 전법 보다는 현대인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쌍방향 포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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