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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0.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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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타스님의 손편지] <8> 신혼 초 부부 싸움서로를 열렬히 이해하는 과정

“스님 저(32, 남민지, 여)는 결혼 한지 6개월 된 신혼인데 남편과 거의 매일 싸우면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과는 친구 소개로 만나 5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서로 맞추고 이해해주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로 약속했는데 지금처럼 매일 싸우면서 결혼생활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싸움의 가장 큰 이유는 남편의 술 때문입니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직후부터 술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오는 것은 다반사고 쉬는 날마저도 친구들과 약속이 잡혀있습니다. 저하고 보내는 시간은 일주일에 한번 시댁으로 저녁식사 하러 가는 날 뿐입니다. 시댁은 저에게는 낯설고 어려운 자리인데도 남편은 제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혼자만 편하게 있다가 돌아옵니다. 제가 너무 힘들고 속상해서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따지면 ‘나도 힘든데 참고 말 안 하는 거야’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되돌아옵니다. 스님 제가 결혼하기 전에 알고 있었던 남자와 지금 남편이 너무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데 제가 이 남자와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요?”

민지 씨는 남편이 결혼 전과 결혼 후가 너무 다르게 느껴진다고 하지만, 오히려 달라진 것은 민지 씨의 마음입니다. 남편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민지 씨가 결혼 전에는 남편의 모습 중에서 내게 잘해주는 좋은 면만 바라본 것이고, 결혼 후에는 내가 싫어하고 불편한 면을 더 많이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남편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민지 씨! 결혼하는 모든 커플들은 민지 씨처럼 결혼해서 배우자에게 더 사랑 받고, 지금보다 더 행복한 인생이 되기를 꿈꾸며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한 공간에서 밀접하게 생활하다보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아주 다른 배우자의 모습에 실망하게 되고 불편을 느끼면서 부부싸움이 시작됩니다. 이제까지 30년 이상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남녀가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데 어떻게 갈등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싸우지 않는 부부는 자신을 숨기면서 자신을 억제하거나, 아니면 배우자에 대한 어떠한 기대나 관심도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부관계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혼 초의 부부싸움은 ‘서로를 열렬히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민지 씨가 결혼하면서 남편과 약속했던 대로, 서로에게 맞춰주고 이해하면서 살자던 바로 그 과정인 것입니다. 다만, 민지 씨 부부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싸우면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 이유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민지 씨,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한다는 것은 내 기준에 상대방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민지 씨가 남편에게 민지 씨 생각과 기준대로만 맞추어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남편은 민지 씨에 대해 결혼 전에는 어떤 기대를 했었고, 결혼 후에는 어떤 면에 실망하고 불편해 하는지를 알고 있는지요? 내가 남편에게 실망한 부분이 있으면, 남편도 나에게 실망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남편과의 일상생활 속에서 남편의 어떤 말이나 행동 때문에 화가 나고 실망하게 되는지, 그럴 때는 어떻게 말해주고 행동해 주길 바라는지, 또한 남편은 민지 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시기 바랍니다. 서로에 대해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 하면서 서로에게 맞추어줄 수 있는 것은 맞추어주고,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내용들을 정해서 부부간의 ‘존중규칙’으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런 긍정적이고 의도적인 노력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이 확인될 때 부부싸움은 멈추게 될 것이며, 결혼생활도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행복한 삶’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온전하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순간이다. 오늘 전혀 행복하지 않은데 어찌 내일 행복하리라 기대할 수 있는가? 행복은 친절에서 태어난다. 그대가 친절할 때 그대는 행복해지며, 그대가 행복할 때 그대는 친절해 진다.”

민지 씨가 먼저 남편에게 솔직하면서 친절하게 말해보세요 “당신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당신 힘든 것도 모르고 짜증내서 미안해요”라고. 민지 씨가 원하는 것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부부의 행복한 결혼생활이 시작될 것입니다.

[불교신문 3300호/2017년5월27일자]

혜타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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