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송광사 율원장, 특강서 연이어 강조

4월10일 열린불교아카데미 1차 특강에서 도일스님이 한국불교의 잘못된 수행풍토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전 조계총림 송광사 율원장 도일스님이 ‘간화선’만을 중시하는 한국불교의 수행풍토에 대해 연이어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 선거를 주창하는 이들은 승가의 분열을 조장할 수 있는 만큼 계율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도일스님은 지난 10일과 17일 두차례에 걸쳐 부산불교실업인회관 묘광선원에서 열린 ‘열린불교아카데미 특강’에 초청법사로 나서 현 수행풍토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펼쳤다.

도일스님은 지난 10일 첫 번째 특강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불교가 과연 제대로 된 불교인가”라고 물음을 던지며 ‘좌선 제일주의’에서 벗어나 한국불교가 지키고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우리가 믿고 있는 불교가 제대로 된 것이라면 한국불교가 지금처럼 혼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처님 법은 하나인데, 그 부처님 법을 두고 이렇게 저렇게 말을 하니 뭐가 부처님 말씀인지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간화선 제일주의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을 이어갔다. 스님은 “부처님 법안에 우리가 궁금하고 정진해야 할 내용이 다 들어있으며 그 길을 가면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면서 “그것을 무시한 채 ‘이뭣고’만 잡고 있으면 부처님도 황당해 하실 만큼 화두만 드는 게 수행의 전부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조계종에서 금기시 돼 있지만 수십년간 선방 수좌를 떠받들고 좋은 공양물을 올렸지만 그렇게 해서 도인이 얼마나 나왔냐”고 일갈했다.

도일스님은 지난 17일 가진 2번째 특강에서는 첫 번째 특강에 대한 파장을 의식한 듯 “간화선은 훌륭한 수행법이지만 그 수행을 하는 수행자의 삶을 바로 짚어보자는 취지였다”고 밝히며 강연을 시작했다.

도일스님은 이어 특정 수행법을 우선시하는 모순된 수행풍토를 재차 비판했다. 스님은 “부처님은 수행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놓은 만큼 그것대로 따라가면 된다”면서 “그렇지 않고 단박에 깨치고 단박에 뭘 하려고만 하지만 그런 것은 없다. 만약 그런 분이 있다면 육조혜능스님 뿐일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모두가 혜능스님처럼 갑자기 한 소식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석두를 가진 이가 서울대에 진학하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율사인 도일스님은 “승단의 분열을 우려한 부처님은 계율을 만드셨고 그 법을 어기면 중징계를 내리도록 했다”면서 계율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스님은 “요즈음 선거를 해서 총림 방장과 주지를 뽑자고 하는 것 또한 승가의 분열을 조장하는 일로, 엄밀하게 말하면 선거를 주창하는 이들에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면서 “부처님은 분열을 대비해 대안을 모두 마련해 두셨고 우리는 그대로 따라가면 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욕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도일스님은 맹목적인 불교를 버리고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스님은 “우리가 지혜롭게 사는 길은 부처님 법대로 살아가는 것이며 늘 부처님께 답을 물어봐야 한다”면서 “무조건 이것하면 이렇게 될 것이라는 식의 맹목적인 불교는 이제는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