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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를 빛낸 장자 이야기] <15> - 삼보에 귀의한 만재 장자③
  • 글 조민기  삽화 견동한
  • 승인 2017.04.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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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수밧따가 복증성에서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부처님을 청한 시간

기원정사에는 

미묘한 향기가 진동하며 

허공에서 내려온 꽃이 

부처님 앞에 이르렀다 

“아난아, 스라바스티에서 

약 2400km 되는 거리에

복증성이 있는데

지금 만재 장자가

여래와 제자들을 청하였으니

마땅히 가야할 것이다”  

복증성의 거부 만재 장자는 수닷타 장자의 큰 딸 마하 수밧따를 며느리로 맞았다. 그는 성 밖에서 신부감을 구해올 경우, 6000명의 바라문 수행자들에게 공양을 올려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성대한 공양을 준비하였다. 공양을 대접하는 날, 만재 장자는 기쁜 마음으로 마하 수밧따에게 바라문 수행자들에게 인사를 올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외도라는 것을 안 마하 수밧따가 인사를 거부하자 만재 장자는 며느리를 잘못 들였다고 후회하였다. 그럼에도 그가 극진히 섬기는 바라문 수발이 부처님을 찬탄하며 마하 수밧따를 두둔하자 만재 장자는 호기심이 생겼다. 장자가 마하 수밧따에게 부처님에 대하여 묻자 그녀는 막힘없이 부처님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부처님과 제자들 공양에 초대

마하 수밧따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는 만재 장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 번도 부처님을 뵌 적이 없던 만재 장자는 바라문 수발이 찬탄하고 마하 수밧따가 섬기는 스승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졌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부처님을 향한 호기심을 넘어 동경과 흠모의 마음이 솟아난 것이다. 마하 수밧따의 말이 끝나자 장자가 물었다.

“얘야, 그렇다면 내일 내가 너의 스승이신 부처님을 뵐 수 있도록 해 줄 수 있겠니? 나는 그분을 초대하는 법을 알지 못하니 네가 부처님을 초대해준다면 좋겠구나.”

“부처님과 그 제자분들을 뵙고자 하신다면 최상의 음식으로 공양을 준비해야 합니다.”

마하 수밧따의 대답을 들은 만재 장자는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외도를 믿어왔던 시아버지가 부처님을 공양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자 마하 수밧따는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만재 장자는 160유순이나 떨어진 곳에 계신 부처님께서 과연 내일 아침까지 복증성으로 오실 수 있을지 그것이 궁금했다. 하지만 마하 수밧따는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 목욕을 한 뒤 향로를 들고 누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가 있는 방향으로 향을 사르고 여러 꽃을 뿌리며 합장을 한 뒤 예배를 올리며 말했다. 

“대자대비하신 부처님, 부처님께서는 중생이 뵙고자 소원하면 언제나 그 뜻에 따라 주십니다. 지금 만재 장자와 그 가족들이 청정한 마음을 내어 부처님 뵙기를 청하고 최상의 음식을 준비하여 공양을 올리고자 합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이 간절한 소원을 받아들여 부디 내일 아침에 이곳에 오셔서 공양을 받으시길 바라옵니다.”

기원정사에 퍼진 그윽한 향기 

마하 수밧따가 복증성에서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부처님을 청한 시간, 기원정사에는 미묘한 향기가 진동하였고 허공에서 내려온 꽃이 부처님 앞에 이르렀다. 이러한 향기가 갑자기 어디서 오게 된 것인지 알 수 없던 아난존자가 부처님께 그 연유를 물었다.

“부처님, 지금 기원정사에는 어디서 나는지 알 수 없는 향기가 진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향기는 어디서 온 것입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스라바스티에서 160유순(약 2400km) 되는 거리에 복증성이 있는데 그곳에 만재 장자가 살고 있다. 지금 만재 장자의 집에서는 여러 외도들이 공양을 받고 있는데, 만재 장자가 여래와 제자들을 청하였으니 마땅히 가야할 것이다. 나는 이 초대에 응함으로써 저들에게 큰 이익과 안락을 줄 것이다. 아난아, 너는 지금 비구들을 불러 한 곳에 모으고 번뇌가 없어진 아라한으로 신통을 얻은 이는 내일 복증성에 가서 만재 장자의 공양에 응하라고 하여라. 복증성에 갈 때에는 각각 신통을 드러내어 저 외도들로 하여금 청정한 믿음을 발하게 하여야 하며, 믿음이 생긴 자는 후퇴하지 않게 하여야 한다.”

신통 발휘해 복증성으로 향하다

다음날 아침, 아라한과를 성취하고 신통을 얻은 비구 스님들은 차례대로 허공을 날아 복증성으로 향했다. 같은 시간, 만재 장자와 그 가족들은 집안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곳곳에 향을 사른 뒤 부처님과 그 제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처님과 제자들이 공양을 할 자리에는 만재 장자와 그 가족들이 정성을 다하여 마련한 갖가지 음식들이 놓여있었다. 모든 준비를 끝낸 만재 장자는 기원정사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부처님께서는 진정 이곳에 오셔서 나의 공양을 받으실 것인가? 아니면 다른 곳에서 공양을 받으시려는가.’ 

만재 장자의 마음속에 한 가닥 의심이 피어오르려는 순간, 복증성의 하늘이 우레와 번개를 일으키더니 커다란 수레를 탄 아약교진여가 천천히 비를 흩뿌리며 내려와 장자의 집으로 들어왔다. 이 모습을 본 만재 장자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며 마하 수밧따에게 물었다.

“얘야, 저분이 너의 스승이신 부처님이시냐?”

그러자 마하 수밧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분은 저의 스승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가장 먼저 제도하신 제자인 아약교진여이십니다.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셨을 때 이 분께서 가장 먼저 깨달음을 얻은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은 열반을 증득하는 데 있어 제일이다’하며 칭찬하셨습니다. 이분께서 가장 먼저 오셨습니다.”

이어서 사자를 조각한 수레를 탄 사리불 존자가 허공을 날아 도착하였고, 500마리 공작새를 탄 라훌라와, 새하얀 빛깔의 따오기 500마리를 탄 마하 가전연, 500마리의 사자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은 아나율, 금으로 장식한 500마리의 말을 탄 마하가섭이 차례대로 만재 장자의 집에 도착하였다. 또한 신통제일 목건련 존자는 여섯 개의 어금니를 지닌 500마리의 하얀 코끼리를 금은으로 장식한 뒤, 허공에서 음악을 울리고 꽃을 뿌리며 하얀 비단 일산으로 장엄을 한 모습으로 복증성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처님의 제자들이 신통을 발휘하며 도착할 때마다 만재 장자는 마하 수밧따에게 저분이 부처님인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마하 수밧따는 매번 고개를 저으며 부처님이 아니라 그 제자들이라며 한 분씩 자세하게 소개를 하였다. 만재 장자의 마음은 이미 놀라움을 넘어 부처님에 대한 찬탄과 경이로 가득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마침내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온몸에 갖가지 광명을 비추며 스라바스티에서 몸을 일으켜 복증성으로 향하셨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신 부처님

부처님께서 복증성으로 향하시자 대범천왕이 모든 권속을 거느리고 부처님의 오른쪽에 서서 그 뒤를 따랐고, 제석천왕 또한 모든 권속을 거느리고 부처님의 왼편에 서서 그 뒤를 따랐다. 또한 건달바는 음악을 연주하며 부처님을 인도하였고, 천상의 신들이 향을 사르고 꽃을 뿌리며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신들과 제자들을 겹겹이 거느린 부처님께서 마침내 복증성에 이르러 그 성문에 들어가시자 그 앞에 있던 가시덤불들과 자갈들이 저절로 사라졌고, 향기가 진동하였다. 

부처님께서 신들을 거느리고 광명을 비추며 만재 장자의 집까지 가시는 동안 사나왔던 짐승들은 온순해지고, 병자들은 아픔이 사라졌고, 고통 받던 사람들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또한 부처님께 예배를 올린 백성들은 모두 이익을 얻었다. 이윽고 부처님께서 만재 장자의 집에 도착하시자 마하 수밧따는 기뻐하며 합장 예배를 올린 뒤 만재 장자에게 말했다.

“지금 오시는 저 분이 바로 저의 스승님이신 부처님이십니다.”

이미 여러 제자들의 신통력을 보고 감동한 만재 장자는 부처님을 뵙자 경건한 믿음이 절로 우러났다. 그는 두 무릎을 꿇고 부처님의 두 발에 이마를 댄 채 예배를 올리며 말했다.

“제자는 오늘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불교신문3291호/2017년4월19일자] 

글 조민기  삽화 견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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