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

이필원 지음 마음의 숲

불교는 ‘자신을 바로 알라’는 가르침을 전하며 수행을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나’란 무엇일까? 이필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 조교수가 펴낸 <인생이 묻고 붓다가 답하다>는 부처님이 즐겨 사용한 여러 비유를 통해 삶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하고 인생의 해법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밤길을 걷다 보면 익숙한 곳이라도 왠지 모를 두려움이 생길 때가 있다. 훤한 낮에는 아무 두려움도 없다가 밤이 되면 두려움이 생겨나는 것은 바로 보이지 않는 ‘어둠’ 때문이다. 때문에 부처님은 경전을 통해 “숲을 잘라버려라”라고 말씀했다. 이는 근본을 바로보지 못하게 하는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라는 가르침이다.

이처럼 불교경전에는 다양한 비유가 등장한다. 독화살의 비유, 거문고의 비유, 손가락과 달의 비유 등 다양한 비유를 통해 부처님은 대중에게 심오한 불법을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했다. 이를테면 갈대가 서로 기대어 의지하고 있을 때 비로소 서 있을 수 있다는 갈대의 비유는 상관관계의 원리인 연기(緣起)의 이치를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갈대의 비유는 ‘나만 잘살면 된다'는 식의 이기주의적 관점을 비판하는 비유이기도 하며, 세상을 향한 실천을 촉구하는 비유이기도 한다.

때문에 이 책은 나를 바로 보고, 내가 두려워하는 것을 바로 보고, 나를 괴롭히는 것을 바로 보고, 사람을 바로 보고,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도록 삶의 방향을 잡아준다. 초기경전부터 대승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100가지 가르침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경전 속 비유가 아무리 좋다 해도 우리의 삶 속에서 재해석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비유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삶을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갈 비전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수 세기 전 경전 속 이야기를 재해석했다고 해서 이 책을 어렵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표현과 언어를 사용했다. 가령 어느 날 부처님이 길 위에 떨어져 있는 종잇조각과 새끼를 가리키며 “무엇에 사용했던 물건 같으냐”고 물었다. 종이에선 향냄새가 났고, 새끼에선 생선 비린내가 났다. 향을 싼 종이와 생선을 묶은 새끼를 통해 현명한 이를 가까이 하면 향내가 나지만, 그렇지 않은 이를 가까이 하면 비린내가 난다는 ‘관계’에 대해 말씀한 것이다. 책 속에 자주 등장하는 비유들은 대부분 삶에 꼭 필요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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