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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0.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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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참으면 병되고 터뜨리면 업…그렇다면?

 

아무도 너를 묶지 않았다

월호스님 지음 / 쌤앤파커스

 

졸음은 극복할 대상 아니라
잠시 쉬어야 할 현상일 뿐
화도 지켜보면 곧 사라진다

어느날 탁발 다녀온 아난존자가 부처님께 말했다. “부처님, 제가 오늘 탁발 나갔다가 참으로 기이한 현상을 보았습니다.” “무엇이냐?” “성문 앞에서 한 떼의 풍악쟁이들이 춤추고 노래하며 신명나게 놀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탁발을 마치고 나오면서 보니 모두가 죽어있었습니다. 기이하지 않습니까?” 이번엔 부처님이 말했다. “나는 어제 그보다 더 기이한 일을 보았느니라.” “무엇입니까?” “어제 성안으로 탁발하러 들어가는데 그 풍악쟁이들이 신명나게 놀고 있더구나. 그런데 탁발을 마치고 나오면서 보니, 여전히 재미나게 놀고 있더구나.” “예?” 모든 생명과 우주의 진리가 태어나 머무르다가 바뀌고 소멸하는 순환반복이거늘, 무엇이 진정 기이한 일인지, 부처님이 우리에게 묻는다.

이천 행불선원 선원장이자 불교방송 ‘라디오 스타’로 유명한 월호스님은 답한다. “잠시도 변하지 않는 것이 기이한 일입니다. 변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니까요. 그러니까 영원을 기대하지 마세요. 영원한 사랑, 영원한 생명 등 존재하지 않는 것을 구하려고 애쓰며 살지 마세요. 지금 이순간도 변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세요. 매순간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면 변하지 않는 무엇, 이른바 본성이란 것이 나에게 있는가.

월호스님은 “자존감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나의 본성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하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몸과 마음은 나의 본성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몸과 마음을 지켜보는 관찰자가 나의 본성입니다. 몸과 마음이 힘들고 지쳐 고단할지라도, 본래 성품은 항상 크고 밝고 건강합니다. 이러한 본래 성품에 초점을 맞추어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나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월호스님의 신간 <아무도 너를 묶지 않았다>는 행복을 멀찌감치 두고 현재를 힘겹게 살아가거나 행복을 지식과 돈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행복 지침서’다. 책을 따라가면 진짜 행복이란, 무엇도 하지 않고 당장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책에는 고민을 떨쳐버리고 행복을 발견한 사례가 풍부하게 실려 있다. 자존감이 낮아 고민하는 사람, 가슴속에 가득 찬 분노로 힘겨워하는 직장인, 부모님 때문에 일을 관두지 못하는 딸,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까지…. 각각의 사례는 나와 이웃의 이야기이며, 스님의 답변은 우리 모두를 위한 따뜻한 조언이다.

불교를 잘 모른다 해도 경전에 실린 이야기와 스님의 경험담을 통해 인생의 반짝이는 진리를 만날 수 있다. 예컨대 숲속 비구 스님의 일화를 통해 <자애경>을 배우고, 비틀즈 음악으로 <법구경>을 이해하며, 말라카 왕비의 이야기에서 <잡아함경>에 담긴 지혜를 깨닫게 된다.

요즘 사람들이 가장 참기 어려운 분노와 화에 관한 스님의 제안도 와닿는다. “화는 참으면 병이 되고, 터뜨리면 업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요? 화를 잘 관찰해야 합니다. 도적을 잡으려면 도적의 정체를 알아야 하듯, 화를 다스리려면 화의 정체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화는 실체가 없습니다. 작용만 있을 뿐! 마음따라 일어났다 마음따라 사라지는 것입니다. 지켜보면 곧 사라집니다.” 이는 마치 스님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글귀와도 통한다. “졸음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쉬어가야 할 현상이다!”

언제나 웃음을 머금고, 유쾌한 웃음소리를 전해주는 이천 행불선원장 월호스님.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간단명료한 법문으로 우리들을 참행복으로 이끌어준다. 불교신문자료사진

책은 다섯파트로 구성됐다. 트라우마나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 행복을 키우는 마음습관, 인생을 충만함으로 채우는 법, 일상수행을 통해 내면소리를 듣는 법,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의 길 등이다. 책 마지막에 인용된 대만 자제공덕회 회주 증엄스님의 법문은 책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이기도 하다. “천하에 내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기를. 천하에 내가 믿지 않는 사람이 없기를. 천하에 내가 용서하지 않는 사람이 없기를. 마음의 번뇌와 원망, 근심을 버리고 만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허공 가득 다함이 없기를.”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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